정말 오랜 만에 골프 연습장에 가보았습니다. 사실 골프가 목적도 아니었죠. 회사에 있는데 주말이라고 냉방을 안하니 더워서 땀이 나더군요. 그래서
샤워나 할 생각으로 근처 연습장에 갔습니다.
간 김에 연습 좀 해야겠다 해서 타석있는 곳으로 가보니 저를 포함해 세 명이 있었습니다. 연습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의 와이프와
아들 두 명이 아빠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그럽니다.
"엄마, 저 아저씨는 왜 저렇게 못쳐?"
그 아이 아빠를 빼면 나머지는 두 명. 50% 확률입니다. 속으로 뜨끔했지만, 모르는 척. '설마 난 아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애 엄마가 나가면서 저한테 죄송하다고 합니다. 허걱. 역시 나 였군. 그냥 그런 건 굳이 미안하다고 안해도 되었는데...
TT
연습을 안하니 폼이 안좋아지고, 공도 안맞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두 명이 치는 것을 보면 못친다는 소리를 들을 사람은
저 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확인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 진실은 때론 이렇게 불편합니다.
진실이 불편한 건 위와 같이 작은 데서만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커다란 진실일 수록 더욱 더 불편합니다. 책과 다큐멘터리 영화로
나왔던 불편한 진실이라는 환경에 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처음에는 꼭 봐야지 생각했지만, 어느새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해 할 스스로의 모습을 봤습니다.
몸의 건강과 지구의 환경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좋아지려고 아무런 노력도 안하면 현상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더 안
좋아집니다.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실을 듣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진실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스티브 호킹 박사가 지구의 수명을 200년이라고 말했다죠. 사람들이 지금처럼 산다면 200년 후에는 더 이상 지구는 살 수 없는 곳이
될테니 떠나야 한다고.
그러한 경고들이 기삿거리는 되지만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필연적으로 불편함과 희생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자식들이나 후손들에게 떠넘기기에는 이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