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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손 가는 대로/그냥 2020. 7. 4. 12:05728x90
도자기
똑같은 재료가 있다고 똑같은 도자기를 만드는 건 아니다
좋은 재료가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장인(匠人)도 좋은 도자기를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좋은 재료가 주어지더라도 모두가 똑같은 도자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죠.
좋은 재료를 알아보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장인이나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그 사람이 전문가인지 알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작품을 통해서입니다. 그 일을 얼마나 오래했는지, 얼마나 많은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그 사람이 현재까지 오기 위한 과정이기에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전문가의 척도는 되지 않습니다.
팔방미인(八方美人)
세상에는 아주 드물게 팔방미인도 존재합니다. 특정분야의 전문가라고 관련 없어 보이는 다른 분야에서는 문외한일거라고 볼 수는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한 분야의 전문가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니 다른 분야에서도 뛰어나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습니다. 가구를 잘 만드는 가구 장인이 도자기 장인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른 분야의 전문성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내가 찾고자 하는 분야의 전문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
전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평가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도자기를 만들지는 못해도 좋은 도자기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는 있어야 하듯이.
장인이 만든 작품과 공장에서 찍어낸 저렴한 양산형 제품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누군가가 도자기 장인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어렵죠.
그때 필요한 게 벤치마크입니다. 내가 판단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것이죠. 하지만,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가 서로를 벤치마크 한다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장인이라면 직접 투자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직접할 정도는 아니라면 펀드를 이용해야죠. 그런데 내가 잘 모르는 상태라면 좋은 펀드를 찾기 어렵습니다.
최근 사모펀드에서 연달아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기 사건이기는 합니다. 사기꾼을 비호하려는 건 아니고, 속은 사람들이 잘못했다는 것도 아닙니다. 사기꾼들이 마음먹고 사기를 치려고 들면 피하기 어려우니까요. 다만 사기는 법적인 영역이어서 여기서는 논외로 합니다.
개인에 대한 사모펀드 판매. 이대로 좋은가?
KB증권과 JB자산운용의 호주 장애인 주택 투자 건에서 보듯이 기관투자자라고 사기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쨋든 개인들이 더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들의 전문성을 떠나서 판매자도 모르면서 파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은행창구를 찾아갈 일이 생깁니다. 특정 펀드가 캠페인 중이면 창구에 있는 직원이 펀드를 팔려고 할 때도 있죠. 바쁠 때면 단칼에 자르지만, 그렇게 바쁘지 않으면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봤자 총 3번. 3번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거 겠지만, 3번 모두 설명하는 직원이 설명하는 펀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말한 사기는 사기대로 법적인 처벌을 해야합니다. 누군가 힘있는 사람이 뒤를 봐주고 있다면, 그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시기 문제를 떠나서 내부 캠페인이 걸려서 파는 사람도 잘 모르는 상품을 파는 구조가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