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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룡팔부: 교봉전 (2023)
    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23. 1. 3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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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룡팔부: 교봉전 (2023)


    올드한 스타일 vs 정통무협

    천룡팔부: 교봉전(2023)은 호평하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보는 정통무협영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올드한 스타일의 영화라고 말을 하기도 하죠.

    혹자는 중국의 옛 국가인 송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무협영화여서 올드할 수 있다고 장르의 한계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견자단이 보여주는 액션은 (예전만은 못하더라도) 화려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올드함이라는 말도 그럴 듯합니다.

    하지만, 한국영화 검객(2020)이 스타일리쉬한 검술을 보여주며, 사극이지만 올드함을 덜어내었던 점을 보면 단지 장르적 특성때문에 올드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올드한 느낌이라고 재미없다는 건 아닙니다.




    올드함 속에 더 와닿는 현대인의 모습

    굳이 영화의 스타일이 올드하다고 강조한 것은 그 속에서 오히려 현대인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거란족이라는 호전적 소수민족 출신임이 밝혀지면서 교봉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180도 바뀝니다. 가장 공을 많이 세운 사람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말이죠. 악인들의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 음모가 먹힌 것은 소수민족에 대한 증오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오늘 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고, 무슬림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 취급을 합니다.

    그렇게 보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무슬림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조건 대책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명을 쓴 교봉이나, 교봉이 송나라 병사들로부터 구해 낸 거란족 서민들처럼 차별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범죄자나 테러리스트 보다는 선량한 시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자 난민, 테러리스트 무슬림에게 무한한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되지만, 단지 그들의 출신때문에 선량한 사람을 박해해서도 안됩니다.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집단적 쇄뇌

    그리고, 영화에서 올드하면서도 현대가 보이는 또다른 부분은 정치와 종교입니다.

    영화 속에서 중원의 호걸들은 의를 내세웁니다. 심지어 인연까지 끊으면서 교봉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이유도 대의를 위해서 입니다.

    의를 내세우지만 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 일부 사람들의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때문이지만, 그들이 다수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신념에 대한 맹목적 지지때문입니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맹목적인 신념만 쫓는 건 영화 속 인물들만은 아닙니다.

    진보 또는 보수라는 깃발 아래 모였지만 실제로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 종교라는 깃발 아래 모였지만 신(神)이나 선(善)이 아닌 특정인을 맹신하고 따르는 사람들.

    현재에도 그런 사람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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