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더위
비와 더위
요즘은 날씨를 알기가 힘듭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예보가 아니라, 일기중계나 일기보도라는 비난도 많죠. 기상과 관련된 인터넷 기사를 보면 신경통 있으신 옆집 할머니가 더 정확하니 기상청에서 그분을 특채하라는 댓글이나, 기상청 체육대회 때 비가 왔다는 조롱성 댓글이 빠지지 않습니다.
물론 그들은 전문가이고 수퍼컴퓨터도 여러대 구비하고 있으니 정확히 예보해주기를 원하는 사람들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정확히 맞출 수 없다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지난 주에도 보면 시시각각 날씨가 오락가락 변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 길지 않은 구간도 창문 밖을 보고 있으면, 지나는 동네마다 어디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고, 어디는 흩뿌리고 있어서 우산을 편 사람과 접은 사람들이 섞여있고, 심지어 어디는 땅이 비온 흔적없이 말라있었으니까요.
저번 한 주를 보면,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정확하다는 생각은 저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민간 기상정보 기관들의 예보 역시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자연현상을 정확히 예상한다는 것은 원래 쉽지 않은 일인데,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는 이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죠. 날씨는 수시로 바뀌고, 같은 시간에도 국지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기상청에 계신 분들이 국민들 골탕먹이려고 오보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분들도 고충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아는 분이 계신 건 아니고 전달전달해서 들은 거여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상청에 근무하는 홈페이지 관리 담당 직원의 주된 업무가 게시판에 남긴 욕설들 지우는 거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주일 뒤의 날씨를 시간대별로, 지역별로 정확히 예측해 주면 정말 좋겠죠. 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해를 해주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조롱이나 비난, 그리고 욕설이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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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날 다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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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상청에 근무하는 것도, 제 직접적인 지인분들 중에 기상청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도 아닙니다. '너 기상청 직원이지' 그런 류의 댓글은 사양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