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 나자냐 공주의 사랑
힌두교의 3대 신은 창조의 신 브라흐마(브라마, ब्रह्मा, 梵天). 평화의 신 비슈누(विष्णु, Viṣṇu, Vishnu, 毘盧遮羅, 毘紐天), 파괴의 신 시바(शिव, Śiva, Shiva)입니다.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비슈누파에서는 비슈누가 잠들어 있을 때, 그의 배꼽에서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이마에서 파괴의 신 시바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부 설에서는 비슈누가 브라흐마의 아들이라고도 합니다. 브라흐마는 비슈누에게 지상으로 내려가서 착한 일을 하라고 명령을 합니다.
지상으로 내려온 비슈누는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서 인도 방방곡곡을 다니며 자기가 도와줄 사람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슈누는 갠지스강(गंगा, 강가, 恒河) 주변의 좁은 거리로 들어섰다가 길가의 수수밭 속에서 슬픈 얼굴을 하고 앉아 있는 소녀를 발견하였습니다. 잔뜩 시름에 겨운 소녀의 모습에 비슈누는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건가요?"
"저는 나쟈나 공주입니다. 성의 문지기를 사랑하는데 아버지께서 신분이 다르다고 결혼을 승낙하시지 않습니다. 제가 어떡하면 좋을까요?"
비슈누는 공주를 위로한 후 바로 젊은 문기지를 찾아갔습니다. 그 문지기 역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고마하고 있었습니다. 문지기의 고민을 듣고서 비슈누는 말했죠.
"저 강을 건너서 산 속으로 들어가면 느티나무가 있을 겁니다. 그 중 제일 큰 느티나무를 찾아가세요. 그러면 그 아래 꽃이 피어 있을텐데, 그 꽃을 따다가 당신이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세요."
노인의 말을 듣고, 문지기는 꽃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 길은 길고도 험했죠.
그 사이에 공주는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모르는 병에 걸려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나라 안의 명의는 물론 주변국의 명의까지 모조리 불러보았지만 아무도 공주의 병을 치료하지 못했습니다.
국왕은 공주의 병을 고쳐주는 사람에겐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꽃을 찾아 떠났던 문지기가 돌아왔습니다. 그의 손에는 한 송이 꽃이 들려있었죠. 그 꽃을 누워있는 공주에게 바치자 공주는 병이 나았습니다.
문지기의 소원은 나쟈나 공주와의 결혼이었고, 왕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문지기가 찾아 온 그 꽃이 난초였다고 합니다.
Image: Vanda lamellata and other orchids | Date: 9 March 2013 | Author: Dinkum | Source: Wikimedia Commons in the public domain |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Vanda_lamellata_and_other_orchids.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