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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덤정치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1. 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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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덤정치

    얼마 전 미국에서 있었던 시위대의 국회의사당 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나라 태극기 부대의 미국판이라고 하고, 보수진영 지지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선에서 패배하였을 때 문재인 대통령 강성지지자들의 모습이라며 미국 사태를 통해 서로 상대방의 모습만 찾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쪽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팬덤정치의 문제점을 보여준 사태입니다.

    혹자는 어떻게 민주주의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미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냐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였다면 폭동과 반란, 쿠데타로 이어지지거나, 아니면 정부전복 세력으로 규정한 과잉진압으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지지자들을 절대지지층으로 굳히고 싶어 합니다. 왠만한 잘못도 좋게 봐주는 지지자들. 정치인들에게는 그만한 자산이 없죠. 그러나, 정치인 개인이 아닌 공공의 이익 차원에서는 맹목적 지지자를 기반으로 한 팬덤정치의 위험성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완벽한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런 그들이 절대지지층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적을 만드는 전략입니다.

    가장 쉬운 것은 외부의 적입니다. 외부의 위협이나 적 앞에서는 왠만한 문제는 덮을 수 있으니까요.

    군사 강국들은 이를 위해 나라 밖의 적을 만듭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서계를, 중국은 미국을 적대시하는 것이 그 예이죠. 우리 밖의 나쁜 놈을 상대해야 하니 내게 더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며.

    하지만, 군사력 때문이든 경제력 때문이든 외부와 무력분쟁을 피하고자 하는 국가들은 내부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나라를 우리 편과 남의 편으로 가르는, 소위 말하는 갈라치기 전략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외부의 적을 만드는 전략과 동일하지만, 그 대상을 내부로 들여온 것이죠. 외국과의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외부의 적이 있어도 지지층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같이 사용하게 됩니다. 적이 있고 그 적으로 인해 위협을 느끼면 '우리'는 더욱 뭉치게 되고, 왠만한 잘못도 이해하며 지지를 해주니까요.

    과거 집권세력은 외부의 적인 북한과 내부의 적인 간첩을 이용하였고, 현재 집권세력은 적폐를 이용하죠. 어떨 때 보면 보수측의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빨갱이가 되고, 진보측의 마음에 안들면 수구적폐가 되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의 용어가 들어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용어가 생각나지는 않네요.)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서 이렇게 반대 세력을 무조건 적대시 하는 절대지지층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다보면, 권력을 쥐게 되는 순간 사실상의 독재가 될 수 있고, 권력자가 실수를 하는 순간 권력자가 아닌 다른 세력에 대한 비난을 하게 되고, 권력을 놓치면 폭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미국에서 보여준 사건은 팬덤정치가 권력을 잡았을 때, 권력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 후, 권력을 잃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준 하나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전형적 예는 아니고, 약화된 버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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