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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瞞天過海(만천과해)와 성과급
    손 가는 대로/漢字成語 2010. 1. 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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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瞞天過海(만천과해)
     
    내가 인터넷에 연재했던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만천과해는 하늘을 속여 바다를 건너다라는 말로 병법 三十六計(삼십육계) 제 1계로 유명하다. 勝戰計(승전계)에 속하며 적을 방심하게 하고 적이 방심할 때 공격하는 계책이다. 그러나 병법보다는 만천과해 고사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자.
     
    원래는 "진룡천자(眞龍天子)"라 일컬었던 당 태종과 관련된 성어이다. 말 그대로 천자[天]인 당 태종을 속여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바다[海]를 건넌 고사에서 나왔다. 명나라 때 쓰여진 백과사전인 <영락대전(永樂大典)>이 그 출전이다.
     
    당나라 태종이 30만 대군을 이끌고 당나라의 동쪽에 위치한 고구려를 침공할 때의 일이었다. 빠른 길을 택하다보니 바다를 건너 공격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당 태종이 내륙에서 자란지라 바닷가에 이르자 처음 보는 바다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바다를 건너서 공격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고는 군사를 돌리려 했다.
     
    그런데 그때 군사를 돌리려는 당 태종 앞에 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는 그 근방의 토호라고 소개하며, 당 태종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30만 군대를 위한 양식을 마련했다는 정성도 정성이려니와 아무래도 지방의 세력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았으므로 당 태종은 초대에 응하게 된다.
     
    저녁을 먹고 술도 마시며 노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어느새 망망대해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전날 노인의 집인 줄 알고 초대받아 왔던 연회장은 배 위였고, 지방의 토호라고 소개했던 노인은 막 당 태종의 휘하로 들어와 있던 설인귀가 분장한 것이었다. 당 태종이 처음보는 바다에 겁을 먹고는 군대를 되돌리려하자 노인으로 분장하여 천자가 자신도 모르게 배에 오르게 하고는 잠든 사이에 배를 출발시켜버린 것이다. 말 그대로 천자, 즉 황제를 속여 바다를 건넌 것이 만천과해이다.
     
    위에서 바다를 건넜으니, 만천과해 자체는 성공했다. 그렇지만 당 태종의 고구려 침공은 실패로 끝났다. 바다를 건너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눈 앞의 순간이 아닌 보다 큰 그림일 수 있다. 천자가 바다를 건너도록 하기 전에 과연 승산이 있는 싸움인지 생각해 보았어야 한다.
     
    이는 비단 고사 속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시장에도 빈번하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애쓰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일들이 일어난다. 단기실적에 입각한 성과주의가 만연하게 되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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