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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06. 12. 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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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와 몰락


    2006.12.16


    P사 계열의 몰락과 최근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며, 문득 몇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주로 IT관련된 이야기지만…. 꼭 금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는 할 수도 없지 않을까 싶어 끄적여 봅니다.


    1) 화상회의 시스템


    벤처 붐이 일던 시절 벤처회사를 투자하기 위해 가면서 기술 측면은 잘 모르겠다고 해서 제가 같이 갔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많이 알아서라기 보다 다른 두분이 더 몰라서 라고 보는 편이….


    그들이 갖고 있는 유일한 기술은 화상회의 소프트웨어였습니다. 회사에서는 국내 최초이고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세계 최초일 거라며 독보적인 기술임을 강조했습니다. 사장은 젊고 성실하고 말도 잘했습니다. 같이 갔던 사람들은 그 말을 전부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거짓말 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회사는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는데 반해 이미 두세군데 회사에서는 사실 화상회의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는 걸 이미 다른데서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상용화의 걸림돌은 소프트웨어적인 기술력이 아니라 오히려 화상전송할 때 걸리는 부하를 네트워크 망이 감당을 못하는 거였고요.


    사장은 아주 고단수의 거짓말을 하거나 아니면 시장환경을 무시하여 그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한 듯 싶었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몰랐었다면 우린 그 사장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었겠죠. 모르는 거에 대한 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건 그래서 일겁니다. 개발만 하면 6개월내 대박을 터뜨릴 거라고 꿈에 부풀어 있던 그들은 지금쯤 뭐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2) 삐삐


    삐삐시절 삐삐를 제조하던 T사라고 있었습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학창시절 T사 사람과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T사의 기술력에 대해 아주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국내가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면서….


    그러나 그때는 PCS회사들은 사업 시작을 앞두고 있었고, S사등은 사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T사가 삐삐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을지 모르지만… 삐삐가 사라지고 이동통신이 주류가 되며 T사는 뒤안길로 사라져갔습니다.


    3) 시티폰


    시티폰은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걸 수는 있지만 받을 수는 없던. 시티폰이 나온 건 오히려 이동전화들 보다 후였습니다. 나름대로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고 나왔지만… 나중에는 시티폰플러스라고 시티폰과 삐삐를 붙여 수신과 발신이 가능한 제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시티폰과 삐삐를 결합시키는 건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고 신문에서도 부추켜줬지만… 결국 펴보지도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혹자는 그럽니다. 실제에서 틈새시장이란 책에서 보는 것 만큼 많지 않다고. 특히 보험업종에서는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건 망하겠다는 거라고.)


    4) S.T사


    S.T사는 S그룹시절에는 신용등급을 A급으로 받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이동통신단말기 R&D에 집중하고 제조등 나머지는 아웃소싱을 하여 기술력은 독보적이라던 회사측 주장과 달리 밖에서 보기에는 그룹의 지원을 빼면 뭐가 있을까 싶은 회사였습니다. 기술력은 일본 K사 거고, 생산은 계열사인 S.C사에서 하고 있었던. 결국 K사와 결별 후 S그룹은 S.T사를텔레텍을 P사에 팔았습니다. P사는 인수 사유로 브랜드 가치와 시너지 효과를 내세웠지만 결국 청소년들로부터 앞으로는 S단말기는 못 쓰겠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P사 계열은 통째로 강제로 구조조정에 몰리게 됩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강제로 하는게 구조조정이라고 하죠...)


    제가 보기에는…..


    다들 회사는 내부적으로는 독보적 기술력과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위 예는 모두 IT관련 이야기이지만…. 꼭 남의 일만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이미 몇 년전에 시작되어 대형화, 종합화의 추세가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고집스럽게 보험사 중 일등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보험금융그룹을 이야기 합니만,  보험금융그룹으로 존재하기도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정부의 의도는 은행, 보험, 나머지 금융회사로 크게 나누어 통합하면서도 영역을 구분하여 키우겠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도대로 되기 힘들겁니다.


    기업대상으로 하는 보험은 갈수록 경쟁상대가 보험사 뿐만 아니라 IB의 파생상품과도 경쟁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거의 모든 보험은 다 파생상품으로도 존재합니다. 오히려 보험사는 단순히 위험을 보장해 주기만 하지만, 투자금융사들은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리스크 회피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개인대상으로 하는 보험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앞으로, 아니 지금도 보험만이 아니라 개인에 대해 종합금융컨설팅을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은행과 증권사에 비교시 보험사의 경쟁력은 낮습니다.


    그러한 변화가 아직 한참 남은 일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하나의 예로 해외투자에서 L사의 경쟁력을 보면, 절대적으로는 예전에 비해 현재 인원들의 분석능력등이 더 뛰어나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회사와 비교시 그 격차는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특히 국내 자산운용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외국의 자산운용사와 우리 해외투자와의 갭은 좁혀들기 보다는 따라가기조차 힘들어 하는게 현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외국금융사와 은행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이미 저만치 앞서 있고,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은 언제든 필요한 사람을 갖다 쓸 수 있기에 앞서가는 금융기관을 빠른 시일내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도태되는 금융사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개인이든 회사든 우리의 경쟁력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겁니다.


    Image: Wreck of the "Ancon" in Loring Bay, Alaska by Artist, Albert Bierstadt (1830–1902) from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lbert_Bierstadt_-_Wreck_of_the_Ancon.jpg) in the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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