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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속담
    눈 가는 대로/[예술]전시 2021. 4. 2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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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속담
    Netherlandish Proverbs

    피테르 브뢰헬, 피터르 브뤼헐 등으로 불리는 Pieter Brueghel은 네덜란드 화가 부자(父子)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이름이다 보니 아버지는 Pieter Bruegel the Elder(1526/1530~1569), 아들은 Pieter Bruegel the Younger(1564~1638)로 구분하여 표시합니다.

    아버지 브뤼헐이 1559년에 그린 네덜란드 속담(Netherlandish Proverbs)은 장르화로 분류되며, 풍자와 유머가 있는 풍속화입니다. 그림 한 점에 120개가 넘는 속담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이 그림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 그림을 이야기하면서 속담 이야기를 안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다 하기에는 너무 많아 보이긴 하네요.


    Pieter Brueghel the Elder(1526/1530–1569), 네덜란드 속담(Netherlandish Proverbs), 1559, oil on oak wood, 117x163cm, Berlin State Museums(Gemäldegalerie der Staatlichen Museen zu Berlin)

    일단 우선 중앙 상단에 있는 부분만 볼까 합니다. 대부분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참고했습니다. 네덜란드어를 몰라서 영문을 보다보니 아무래도 원문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기도 하고, 제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수백년전 네덜란드 속담이다 보니 제대로 옮겨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을 겁니다.


    [NP-UM-01]
    가운데 상단 중앙부에 보면 탑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보입니다. 이는 '필로리에서 연주하다(To play on the pillory)'라는 속담과 관련이 있습니다. 필로리(pillory)는 사전을 보면 동사로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강력히 비판하다는 뜻이며, 명사로는 주로 옛날 죄인들에게 씌우던 칼이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칼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칼이라고 하기는 어렵죠. 필로리는 형구(刑具)인 것은 같지만, 죄인을 공개 장소에 두어서 공개적으로 수치심을 주는게 그 목적입니다. 칼 같이 생긴 형틀에 묶어두기도 하고 그림에서처럼 죄인들을 가두어 두는 탑 같은 곳도 죄인을 공개하는 공시대라면 필로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필로리에 있는 것도 수치스러운데, 필로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면 안 쳐다보던 사람들도 쳐다보게되서 저 사람이 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죠. 속담의 의미는 어떤 사람의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주의를 끌다(To attract attention to one's shameful acts)는 뜻이라고 합니다.


    [NP-UM-02]
    필로리에서 연주하는 그림 위에는 돼지들이 돌진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속담은 '문이 열려있으면 돼지들은 옥수수 밭으로 돌진한다(When the gate is open the pigs will run into the corn)'입니다. 돼지 우리의 문을 잠그는 것을 깜빡하면 돼지가 뛰쳐나와 옥수수밭을 망치게 된다는 뜻으로 재앙은 부주의를 뒤따라온다(Disaster ensues from carelessness)는 의미라고 합니다.

    위 그림과 관련된 속담은 하나 더 있는데, '옥수수가 줄어들면 돼지가 늘어난다(When the corn decreases the pig increases)'는 속담입니다. 누군가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한 쪽에는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다(If one person gains then another must lose)는 의미라고 합니다.

    제로썸(zero sum) 게임에 어울리는 속담이네요.


    [NP-UM-03]
    돼지들 뒤를 쫓아가는 사람의 엉덩이를 보면 불이 붙어있습니다. 이는 '엉덩이에 불이 붙은 듯 달려가다(To run like one's backside is on fire)'라는 속담입니다. 이는 커다란 곤경에 빠지다(To be in great distress)라는 의미의 속담입니다.

    비슷한 듯 다른 속담으로 북한에 '제 발등의  불이 제일 뜨겁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자기가 직접 겪는 고통이나 불행이 가장 심한 것같이 느껴진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위 그림과 관련된 속담이 하나 더 있는데, '불을 먹은 사람은 똥으로 불꽃이 나온다(He who eats fire, craps sparks)'라는 속담이라고 합니다. 먹은 대로 나온다는 뜻으로 위험한 시도를 했으면 결과에 놀라지 마라(Do not be surprised at the outcome if you attempt a dangerous venture)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 속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와 통한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컴퓨터가 문제가 아니라 입력된 데이터가 문제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는 표현 Garbage in garbage out도 비슷한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NP-UM-04]
    엉덩이에 불붙은 사람 뒤로 건물 옥상에서 망토를 흔드는 사람이 보입니다. 이는 바람에 따라 망토를 말리다(To hang one's cloak according to the wind)라는 속담으로 주관이 뚜렷하지 않고 사람들의 의견에 자기 견해를 맞춘다(To adapt one's viewpoint to the current opinion)는 의미라고 합니다.


    [NP-UM-05]
    망토를 흔드는 사람 뒤로는 키를 들고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 그런데 키에 있는 것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이는 '바람에 깃털 던지기(To toss feathers in the wind)'라는 속담입니다. 바람부는 옥상에서 키질한다고 깃털을 흔들면 다 날아가 버리겠죠. 속담은 성과없는 일을 함(To work fruitlessly)을 의미합니다.


    [NP-UM-06]
    키질하는 사람 아래에는 창밖으로 황새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은 '황새를 응시하다(To gaze at the stork)'입니다. 요즘은 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불멍을 즐기는 사람도 많은데
    여기에서 황새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다(To waste one's time)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NP-UM-07]
    날아가는 황새 아래로 창밖에 있는 파리를 잡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은 '한번에 파리 2마리 죽이기(To try to kill two flies with one stroke)'입니다. 효율적(To be efficient)이라는 뜻이죠.

    일석이조(一石二鳥, To kill two birds with one stone)라는 속담과 통합니다.



    [NP-UM-08]
    황새를 바라보던 사람 아래에는 황소에서 나귀 쪽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은 '황소에서 나귀의 엉덩이 끝으로 떨어지다(To fall from the ox onto the rear end of an ass)'입니다. 힘든 시기에 쓸려들었음(To fall on hard times)을 뜻합니다.



    [NP-UM-09]
    황소에서 떨어지는 사람 뒤로는 문고리에 입을 맞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속담 '문고리에 입을 맞추다(To kiss the ring of the door)'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이는 아부하다(To be obsequious)라는 의미입니다.



    [NP-UM-10]
    문고리에 입을 맞추는 사람 옆에는 엉덩이를 문에 문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속담 '엉덩이를 문에 닦다(To wipe one's backside on the door)'를 나타냅니다. 무언가를 가볍게 여긴다(To treat something lightly)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문지르는 사람은 짐을 지고 있는데 이는 또다른 속담 '짐을 지고 돌아다니다(To go around shouldering a burden)'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이 속담은 일을 실제 보다 더 나쁘게 생각한다(To imagine that things are worse than they are)는 의미라고 합니다.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영화 다세포소녀에 나오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가 등에 업고 다니는 가난인형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왜 떠오른 건지도 모르겠지만.



    [NP-UM-11]
    그리고, 문고리에 입을 맞추고 있는 사람과 엉덩이를 문에 문지르는 사람 두 명을 같이 묶어서 '거지가 문 앞에 서 있는 다른 거지를 가엾게 여기다(One beggar pities the other standing in front of the door)'라는 또다른 속담을 나타낸거라고 하네요. 속담은 '경쟁을 두려워 하다(Being afraid for competition)'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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