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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손 가는 대로/그냥 2015. 4. 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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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구글이 검색엔진으로만 알려져 있고, 해외에서는 이전 최강자인 야후의 벽을 넘어서고 있을 때. 야후와 구글이 정복하지 못한 몇 안되는 나라, 대한민국. 야후와 구글을 고전하게 했던 네이버와 다음.

    한때, 인터넷계의 삼성전자라 불리며, 한국학생들이 외국학생들과 이야기하며, 우리는 다음과 네이버가 있어서 야후도 구글도 못들어 온다고 자랑스럽게 여기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네이버의 이후 행보는 따라가기 전략이었습니다.

    다음이 카페로 히트를 치자, 블로그를 바탕으로 '카페'라는 이름을 써서 동일한 서비스를 합니다. 다음의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법적다툼 끝에 카페는 다음만 쓸 수 있는 용어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죠. 아쉬운 건 법원의 판결이 아닌 네이버의 전략이었습니다. 다음은 블로그 후발 주자로 카페라는 차별화가 필요했지만, 네이버는 카페 보다 팀블로그 도입이 더 좋지 않았을까.

    모바일 시대의 상징처럼 되며, 트위터가 갑자기 인기를 끌자, 네이버는 유사한 서비스인 미투데이를 내놓습니다. 이름부터 '미투'. 타겟은 학생층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돌들을 공략하고, 미투데이의 친구는 '미친'이었습니다. 어디에 미친다는 뜻이 몰입이라는 긍정적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미친 아무개... 아무래도 그리 친해지기 어려운 단어였죠. 하지만 이름보다 트위터의 벽이 높았습니다. 트위터는 트위터니까 한다는 선점.

    트위터와 닮은 듯 닮지 않은 페이스북. 선점효과로 트위터를 넘을 수 없다는 기존관념을 깨며, 정착합니다. 느린 모바일 시대 트위터는 최적이었지만, 모바일 기기와 무선 네트워크가 발달하며, 트위터의 간편함은 아쉬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네이버는 미투데이를 버리고,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는 다른, 오픈형이 아닌 집단을 강조한 밴드 서비스를 냅니다. 하지만... 카페의 모바일 심플버전에 예전에 유행하던 아이러브스쿨을 조금 흉내낸 듯한 모습. 카페나 블로그와 연동이 안되면 페이스북의 그룹기능이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카카오톡의 그룹톡이.

    한편, 카카오톡의 인기에 네이버는 유사 서비스인 라인을 내고, 카카오톡의 텃밭인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비록 주위에는 쓰는 사람은 없지만, 라인은 그래도 세계시장에서는 안착한 듯 보입니다.

    모두 다 따라하기, 미투 전략.

    그런 전략이 아니라, 팀블로그를 바탕으로, 모아보기 기능을 추가하고, 모바일 편의성을 강조한 앱으로 처음부터 대응했다면, 네이버의 플랫폼은 더 나았을 겁니다.

    네이버의 행보는 기존 플랫폼에 대한 애정과 사용자에 대한 고려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남이 하면 하는 식의 확장이었고, 그러다 보니 네이버가 제공하는 유사한 서비스 간에 호환성이 떨어져서 불편합니다. 페이스북이 기존 페이스북을 놔둔채 페이스북 그룹이라는 또다른 앱으로 들어가야 하고, 전혀 호환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페이스북 그룹을 지금처럼 활용하지 않았겠죠.

    네이버에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있고, 그들의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겠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상장된 회사가, 타사의 새로운 서비스에 주가가 빠지려 하자 다급히 대응해 온 모양새입니다.

    오래전 홈페이지, 게시판, 상대적으로 최근 미투데이의 폐쇄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도 실망스럽습니다. 네이버는 자신의 플랫폼에 있는 자기 자산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사용자들의 소중한 기록들입니다. 서비스 시작도, 포기도 신중해야 하고, 폐쇄시 백업이나 이전을...  기술적 이유로 형식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특정 회사의 플랫폼은 언제든 없어질 수 있고, 폐쇄시 백업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사실상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향후 어떤 서비스를 내놓아도, 특히, 새롭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라면, 사용자들은 사용하고 싶지 않겠죠.


    ******

    전 안티 네이버는 아닙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아까워서라도, 네이버가 잘 되기를 빕니다. 하지만 아쉬운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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