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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과 의미
    눈 가는 대로/[예술]작품 2023. 2. 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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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술과 의미

    앤디 워홀과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캠벨 수프 통조림(Campbell's Soup Cans)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통조림을 무한 복제가 가능한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그려 내었습니다.

    1962년 완성된 작품으로 이를 놓고, 예술이라고 할 수 있냐는 논란이 일었죠.

    그 이후 워홀은 자신의 작품활동을 키워갔는데 캠벨의 통조림은 워홀의 상징처럼 되어서 묘비마저 장식합니다.




    그 훨씬 전에 더 논란이 되었던 작품은 1917년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샘일 겁니다. 평범한 기성품인 남자 소변기를 서명만 해서 내놓은 작품이었죠.

    지금은 현대미술에서 비슷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1917년에 그런 시도를 했다니 놀랍습니다.




    마르셀 뒤샹이나 앤디 워홀 작품이 논란을 겪었지만, 결국은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품에 부여된 의미와 해석입니다.

    인공지능 시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예술 작품이 되었던 건 성큼 다가온 AI 시대에 예술가들이, 아니 예술을 떠나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경쟁하게 될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으로 거론됩니다.

    아직 초기이지만 인공지능은 고전파 부터 인상파, 추상파 등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들을 그려냅니다. 음악도 원하는 분위기와 스타일을 말하면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일부 작품에서 표절 논란이 있지만, 더많은 학습을 통해 근시일 내에 해결될 거라고 전망하죠.

    작품의 양에서 인공지능에 뒤지고, 질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없는 건 인간의 의미부여입니다.

    그런 면에서 혹자는 현대예술이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인공지능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평가불가

    하지만, 그런 현대예술은 여전히 난점(難點)을 지니고 있습니다.

    의미가 중요하다 보니 작품만 놓고는 전문가들조차 작품의 가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해지기는 어려워도 일단 유명해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가치있고 예술적이라는 평가를 받죠.

    유명한 작가가 익명으로 출품하였더니 낙선하고,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 갑자기 가치를 인정받기도 하죠.

    현대미술을 관람하던 학생이 장난으로 작품 옆 안경을 벗어 놓았더니 관람객들이 그것도 작품이라 생각하고, 온갖 해석을 내놓은 경우도 있죠.

    밤에 박물관을 청소하던 사람이 깜빡 잊고 구석에 대걸레를 세워두고 퇴근했는데, 다음 날 아침 개관 후 대걸레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도 벌어집니다.

    의미와 해석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대미술은 온갖 미사어구로 포장하지만, 어느 정도 거품이라고 봐야 합니다.

    현대미술 자체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그 가격이 거품일 수 있다는 겁니다.

    현대미술과 NFT

    이런 현대미술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된 것 중 하나가 NFT입니다. NFT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이 그렇죠.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그런 건 아니지만, 구현된 가상자산과 NFT는 본질적 가치가 아닌 의미와 해석, 다르게 보면 믿음과 환상이 그 가격을 부여한다는 점이 유사하죠.

    NFT는 얼마든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에 고유하다는 인증을 붙여서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는 겁니다.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얼마든지 대량 생산 가능한 기법의 작품이 고가에 팔리는 앤디 워홀의 작품이나, 샘이라고 이름 붙은 마르셀 뒤상의 소변기나 무슨 차이점이 있을까요? 의미를 부여한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빼면.

    인공지능의 대안일까

    앞서 말했 듯이 의미와 해석으로 인공지능의 작품과 차별화를 하게 되고 이것이 인간이 인공지능과 공존해 나가는 대안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럴까요?

    지금도 인공지능의 창작물에도 얼마든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영향력이 있는 사람 몇 명이 특정 인공지능 개발 회사에 투자한 후에 그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작품은 다른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과 다르다고 부여하면 특정 인공지능의 작품은 인간이 제조한 작품처럼, 또는 더 이상의 가치로 거래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현대예술의 실험정신과 그 의미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예술품의 가치를 매겨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어떻게 포장을 하든 거품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 보입니다.

    현대예술의 예술성

    그렇다고 현대예술의 예술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미와 해석이 중요한, 때로는 전부인 현대예술에서 현대예술을 예술로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몫일 뿐입니다.

    본인이 현대예술에 심취했다고, 현대예술이 예술임을 강조하거나 현대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예술을 이해 못하는 사람으로 폠하해서는 안됩니다.

    반대로 본인이 현대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현대예술의 예술적 가치를 무시해서도 안 되죠.

    의미와 해석, 그리고 개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비단 현대예술만이 아니라 예술 자체의 속성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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