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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가는 대로/그냥 2015. 12.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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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알던 한 애널리스트 분은 벤허 감독이 벤허를 만들고 한 말이 공감된다며, 자기도 지난 보고서를 보면 "신이여 이 보고서를 정녕 제가 썼단 만입니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합니다.

    뛰어난 실력때문일 수도, 근거없는 자신감때문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부럽습니다.

    기록을 위한다지만 거의 돌아보지 않게 되는 옛글들. 그나마 어쩌다 지나간 글들을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지우고 싶은 충동, 더 나아가 블로그를 초기화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도 왕왕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그래도 그 글을 쓸 때보다 조금은 나아졌으니 그때 글들이 부끄러워지는 거겠지 싶어집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지나고 나면 지금 쓰고 있는 글들도 지워버리고 싶어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고, 내일은 좀더 나아지겠지 바라며, 생각하며.

    Image: Matthew the Evangelist, miniature from the Grandes Heures of Anne of Brittany, Queen consort of France (1477-1514) at Wkimedia Commons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Grandes_Heures_Anne_de_Bretagne_Saint_Matthieu.jpg)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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