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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의 오류
    손 가는 대로/그냥 2009. 11. 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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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 선수 갑이 있다고 하자.
    갑은 시합을 앞두고
    자신뿐만 아니라 경쟁자 을과 병에 대해 분석을 하고 싶다.
    A에게 을에 대한 분석을, B에게 병에 대한 분석을, C에게 자기자신에 대한 분석을 맡겼다.
     
    A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을은 시작하자 마자 끝날 겁니다.
    42.195km를 달리기 위해서 먼저 그 반을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 반을 달리기 위해서는 그 반의 반을 달려야 합니다.
    그 전에 반의 반의 반,....
    계속 그렇게 무한대까지가면 을은 전혀 나아갈 수 없습니다.
     
    B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병도 완주하지 못할 겁니다.
    병은 완주하기 전에 우선 반을 갑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나머지 반의 반을 갑니다.
    이렇게 무한대로 가다보면,
    Finish line을 앞두고는 들어오지 못합니다.
     
    기분이 좋아진 갑은 C를 찾아갔다.
     
    C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전체 구간은 몇개의 단거리 달리기로 끊어서 볼 수 있습니다.
    단거리를 달리듯이 달린 후 그것을 반복하면 됩니다.
    특히 무한대로 나누어 보게 되면,
    매순간 최고의 속도를 낼 때 전체 구간에서 최고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A, B, C의 분석결과 대로면 갑은 우승할 수 밖에 없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우선 A, B의 분석을 보자.
    어디까지 갔는지 결과는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
    A와 B 같은 결과가 나온데에는 최소 단위를 무시하였기 때문이다.
    무한대로 반복하면 0에 가까운 움직임이 나오겠지만,
    달리는 것이 걷는 것보다 빠르므로 최소 단위가 존재하기에 이러한 결과는 맞지 않는다.
     
    C의 분석은 갑의 체력을 무시하고 있다.
    그렇게 짧은 시간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게 되면
    페이스를 잃고 결국 완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이런게 과연 마라톤만의 이야기일까?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금융공학에서는 미분과 적분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주가도 연속적이고, 금리도 연속금리를 가정한다.
    거래의 최소 단위가 무시된다.
    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지만... 때로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
     
    또한 체력이 무한정 있지 않듯이, 투자자들의 돈도 무한하지는 않다.
    그리고 단거리와 장거리가 다르듯,
    투자의 목적과 이에 따른 투자행태도 단기투자와 장기투자는 다르다.
    이는 중요한 차이이지만, 수학적으로는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금융공학도 주는 금융이다.
    수학이 주가 될 경우, 금융이 무시되는 일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실제로도 그런 일은 왕왕 발생하곤 한다.
     
    조금 안 맞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간단한 예를 들면, 디지털 옵션이 있다.
    그림을 그리면 설명이 쉬울텐데... 그리기가 귀찮아서...
     
    특정 주가 K를 넘으면 100을 주고, 못넘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는 디지털 옵션이 있다고 하자.
    이를 평가할 때, K에 콜옵션 100을 사고, K+a에 콜옵션 100을 파는 옵션의 결합에서 시작한다.
    이때, a가 0에 가깝게 가면, 해당 모형은 디지털 옵션과 비슷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씩 사면 행사가격 K와 K+a만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두옵션의 가격도 0으로 가까워진다.
    a가 0이 되면 두 콜옵션의 결합은 디지털 옵션이 아니라 0이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하나씩 사는게 아니라 100/a만큼 사고 판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a가 0으로 가까워져도 K+a 이상에서는 100의 이익이 난다.
    K와 K+a가 매우 가까우면 디지털 옵션과 거의 같은 pay-off가 나온다.
     
    그러면 쉽게 블랙숄즈 모형으로 두 콜옵션 가격의 차이를 나타낸 후
    a를 0으로 보내는 limit를 이용해 쉽게 디지털 옵션의 가격을 계산해 낼 수 있다.
     
    이 때 계산과정에서 K와 K+a가 거의 같아진다는 가정이 들어간다.
    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a는 최소 호가단위 보다 줄어들 수 없다.
    또한 a가 0에 가까워지는 순간에는 사고 파는 옵션의 가격이 무한대에 가까운 상태이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무한대의 옵션을 사고 팔 수는 없다.
     
    수학적으로야 문제가 없는 접근이지만...
    과연 그게 현실에서도 맞느냐...
    그건 또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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