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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물상품(Commodity)
    손 가는 대로/자산운용수필 2016. 8. 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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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물상품(Commodity)


    주식, 채권, 예금 등과 같은 금융상품의 다른 한편에는 실물상품(commodity)이 있어. 실물상품이라는 하나의 분류처럼 이야기 하지만 그 안을 보면 서로 다른 유형의 상품들이 있지. 너무 많은 종류가 있어서 일일이 언급하려면 너무 길어지지만, 각기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언급을 안 하기도 어려워. 워낙 차이가 많다보니 혹자는 실물상품 투자의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실물상품을 commodity라는 하나의 상품군으로 보면 비전문가이고, 개별 commodity를 다른 자산으로 보고 각 자산의 특성을 이해해야지만 전문가라고 말하기도 하거든. 그건 잘난 척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산분류마다 가격변동에 미치는 요인이 다 다르기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달라서이지.


    분류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우선 크게 금속(metal)과 비금속(非金屬, nonmetal)으로 나눌 수 있어. 그리고 금속은 다시 금, 은 등 귀금속(貴金屬, precious metals)과 니켈, 구리 등 비금속(卑金屬, base metal) 또는 산업재로 분류할 수 있지. 비금속(卑金屬)은 니켈, 구리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금속(common metal)과 흔히 볼 수 없는 희유금속(稀有金屬, rare metal)으로 나누기도 해. 비금속(非金屬, nonmetal)은 금속이 아닌 모든 것을 이야기 하다 보니 더 다양하지. 원유와천연가스, 석탄 같은 에너지 관련 자산, 옥수수 등 농산물과 돼지 등 축산물, 그 외에 목재 등도 있어.


    1997년 외환위기 때, 위기극복을 위해 전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하였던 적이 있었어. 많은 보석류 중에서도 유독 금 모으기 운동을 했던 이유는 금은 환가성이 높기 때문이었지. 산업용으로도 쓰이는 실물상품인 동시에, 보석류이기도 하면서, 경제가 불안해 질 때에는 안전자산으로서의 효용가치도 있어서, 다른 상품들과는 차이가 나는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지. 국내 금융회사들 중에도 금 가격과 연계된 상품을 팔기도 하고, 아예 금 보관증을 써주면서 금 실물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들도 나오고 있지. 하지만,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게 금의 가격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야.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모두가 금 가격이 올라갈 거라고 우려할 때에는 투자를 중단하고 지켜보거나, 반대로 모두가 금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때에는 투자시점을 고려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지.


    금도끼 은도끼 처럼… 금하면 붙어 나오는 은. 금의 가격이 너무 급하게 올랐을 때에, 은이 금의 대용이라면서 금융상품이라고 나온 적도 있었지. 산업용으로서의 쓰임새도 더욱 많다면서. 하지만, 금과 은의 차이는 커. 사람들은 대부분 은이 결코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 금의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이제 은의 차례라는 식의 투자는 위험하다고 할 수 있지.


    금과 함께 일상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은 석유이지. 물론 투자대상인 원유가 아니라, 정제되어 차량용으로 나오는 휘발유나 경유이지만. 금융위기 직전 국제 원유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있었어. 이때 사람들은 곧 200달러를 간다고 했었지. 100년 안에 석유가 고갈된다는 오일 피크론은 불안감을 더욱 부추켰지.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아예 유조선을 사서 석유를 바다위에 저장하기도 했지.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석유가격은 폭락했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면서 석유가격은 다시 올랐어. 배럴 당 90달러 선에서 움직일 때, 사람들은 100달러는 갈거고 생산원가 등을 고려할 때 80달러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거나, 내려가더라도 바로 회복될거라는 전망들을 많이 했지. 하지만,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더디고, 미국에서 셰일가스, 셰일오일 등 새로운 석유와 가스의 발견이 되면서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을 하며, 50달러 선을 오가게 되었지.


    그럼, 농산물은 안전할까? 금융위기 직전 농산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왔었지. 가장 큰 장점은 농산물은 가격 상승 위험만 있다는 거였어. 통계 분포를 잠깐 언급해야 할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수익은 평균으로, 위험은 표준편차로 나타내지. 그리고 그럴 때 수익률 분포가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를 띈다는 가정이 반영되어 있지. 하지만, 몇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며 사람들은 실제로는 투자안의 수익률 분포가 비대칭적(skewed distribution)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특히, 주식 등 대부분의 금융상품은 가격 상승은 완만하지만,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오게 되면 가격이 폭락하는, 일종의 왼쪽으로 기울어진(left skewed) 분포를 띄게 되지. 하지만, 농산물의 경우 오른쪽으로 기울어진(right skewed) 형태라는 거야. 농산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는 이상기후 등과 같이 가격 폭등이기 때문에. 그래서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좋다는 주장들이 있었지. ①중국과 인도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활수준이 오르면, 사람들이 더 잘 먹게 되기 때문에 수요가 늘고, ②반면 도시화로 농경지는 줄어들고, ③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바이오 매스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가격경쟁력이 생기면서 농산물이 식용뿐만 아니라 에너지원으로도 사용되면서 농산물 가격은 이상기후가 없어도 오를 수 밖에 없는데, ④지구 온난화로 이상기온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큰 폭의 가격상승이 있을 거라는 거였어. 과연 그렇게 좋은 결과를 냈을까? 생각만큼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지. ⓐ금융위기로 인해 이머징국가의 성장이 둔화되었고, ⓑ경제가 성장하면 먹는 음식의 종류가 바뀌지 먹는 양이 무한정 늘어나는 것은 아니었거든. ⓒ또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은 바이오 매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바이오 매스가 태양광이나 풍력만큼 깨끗한 에너지원은 아니어서 대체에너지로서의 경쟁력도 낮았지. ⓓ그리고, 빈번한 이상기후로 인한 충격도 있었지만, 농업의 기술 발달도 있었지. ⓔ무엇보다도 투자관점에서 중요했던 건… 앞에 말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시점에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었다는 거지.


    앞서 언급한 사례들은 모두 다 투자로는 성공하지 못한 사례들이야. 사실 지나고 나서 그 투자가 이래서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러면 현재 무엇을 투자하는 게 좋은지는 알 수 없어. 사람들은 예전에 어땠었는지 보다는 지금 무엇을 투자하는게 좋은 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겠지만, 미래란 아무도 알 수 없다 보니,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건 과거에 어떤 예상을 했었는데, 실제로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한 상황설명 밖에는 안 되겠네. 브렉시트나 다른 이벤트들이 발생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에 대한 예측은 또 다른 영역이니까. 그래도 과거의 움직임을 보면, 자신이 생각한 예측에 따라 각각의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수는 있겠지.


    Image: Gold by istara (original picture), modification: Mielon from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old-296115.jpg) under the Creative Commons CC0 1.0 Universal Public Domain Ded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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