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투자 선호 지역
투자 선호 지역은 미국을 포함 투자환경이 안정적인 지역을 선호합니다.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경제적 안정성은 물론, 정치, 법률, 규제, 투명성 등의 환경까지 포함합니다. 주식이나 채권같은 유가증권 보다 대체투자의 경우 비경제적 요인이 더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분투자 vs 대출투자
현 시점에서 지분투자 보다는 대출투자를 선호하며, 향후 시장전망 역시 밝지 않아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나온 Preqin 자료를 보면 debt fund가 위기를 겪으면 가장 취약하기에 무조건 대출이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간접투자에 대한 유인
저금리가 지속되면 대체투자를 늘리고, 목표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보니 기관투자자들의 간접투자에 대한 유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활발히 투자해 오던 상당수의 한국 보험사들이 처한 현실은 해외 GP를 통한 간접투자를 확대하기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미인출 약정금액에 대한 신용위험액 부과와 같은 규제상의 이유도 있지만, 보험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둔화로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고, 향후 몇년에 걸쳐서 요청이 있을 때마다 자금이 집행되는 약정 기반 투자에 대한 불편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SMA vs Commingled Funds
SMA와 commingled fund 중 개인적으로는 SMA 보다Commingled fund를 선호합니다. Commingled fund가 기성복이라면, SMA는 맞춤복이라고 할 수 있어서, SMA의 장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약정금액이 충분히 크고, 역량이 된다면 좋은 선택일 겁니다. 하지만, ticket size가 충분히 크지 않다면, 운용사(GP)의 충분한 관심이나 관리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섣불리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그룹의 경우, 계열사의 이해관계가 맞고 그룹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있다면 SMA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Co-investment and Commingled Funds
가격이 비싸지고 경쟁이 심화되며, 좋은 deal을 개별적으로 발굴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commingled fund 투자 후 co-investment 기회를 확보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운용사나 펀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운용사나 commingled fund 보다 co-investment 기회를 더 중요시 여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Co-investment 기회를 준다고 안 좋은 운용사는 아니지만, co-investment 기회만 보다가 LP가 봐야할 부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Co-investment 기회가 중요하지만, 운용사나 펀드 선정 시 critical한 요소는 아닙니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투자
해당 국가가 선진국이든 아니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때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신중하다 보면 투자기회를 놓치게 되죠.
예를 들면, 여전히 한국에는 어떻게 남유럽까지 투자하냐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그 우려가 꼭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잠잠해 보이지만 스페인은 카탈루니아 분리독립 이슈가 지속적으로 남아있고, 이탈리아는 계속 정치적으로 불안해 보입니다. 또한, 그리스는 경제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페인의 멀티패밀리 같은 경우 이미 몇 년 전에 가격이 많이 올라서 해외 GP들은 스페인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워 투자를 조심스러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 같은 경우 많은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소위 말하는 ‘듣보잡’ 시장입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낯선 곳이 아닐 겁니다.
또한, 이탈리아 북부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과 이야기 해보면 이탈리아 국가 보다 안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탈리아 리테일 선순위 대출이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어떻게 이탈리아를, 그것도 리테일을 투자하냐는 한국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아니, 대다수였죠. 그리고, 한국 투자자들이 놀랐던 또하나는 금리였습니다. 어떻게 이탈리아의 리테일 물건을 담보로 그 금리에 대출해 주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글로벌 은행 및 현지 은행들은 그 금리에 대출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개별 건마다 다르겠지만 현지에서 LIBOR+600bps에 대출해 주는 물건을 한국 투자자들끼리 LIBOR + 500bps에 가져와서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 투자일까요? 현지에서도 EURIBOR + 350bps인 물건을 EURIBOR + 350bps에 같이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 투자일까요? 만기가 되어 봐야 그 투자가 잘된 건지 잘못된 건지 알 수는 있겠지만, 해외 투자를 잘 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람들의 시각으로만 시장을 보아서는 안 됩니다.
무조건 새로운 시장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해외 투자를 하려면 한국 사람의 눈으로 해외를 보는 게 아니라 해외 투자자의 눈으로도 해외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맞고 우리는 틀리니 반드시 그들과 같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좀더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면에서 commingled fund 투자 등을 통해 해외 GP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투자자 간의 경쟁
해외투자는 위험이 낮고, 수익률이 높다? 저는 언제나 아니라고 답합니다. 해외투자의 장점 중 하나는 국내 보다 풍부한 유동성과 다양한 물건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같은 시각에서 물건을 찾다 보니, 그러한 해외 투자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실제로는 비슷한 투자안에서 비슷하게 경쟁하면서 가격만 높이는 구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현지에서 그런 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오피스 빌딩 매각 시 입찰에 한국 투자자가 안 들어오면 유찰 시키고 한국 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는 구조로 다시 입찰한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이죠. 그러한 현상을 이끌었던 것이 국내 증권사인데, equity에서 debt으로 투자성향이 보수적으로 바뀌는 end 투자자들이 늘면서 총액인수 형태로 선투자한 증권사들의 미매각 물량이 쌓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최근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한 상품들에서 연이어 문제가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쉽지 않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증권사들의 미매각 물량은 6개월만에 6조 가량 증가하면서, 올 6월말 현재14조원, 그 중 8개 증권사의 6개월 이상 미매각 물량만 3조 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미매각 물량은 매각에 대한 압박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최근 들어 자주 언급되는 세계적으로17조 달러에 달하는 마이너스 금리채권, 여러나라에서 발생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등 글로벌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결합되면 증권사들의 손절매 물량이 발생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좋은 물건들은 해외 GP 등이 싸게 살 기회를 제공하면서 시장이 안정화 되겠지만, 우량 물건이 아닌 경우 매수자가 없어서 매각에 실패하거나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전망
최근 몇 년 간 매년 현재 경기 사이클은 Late innings에 와 있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동시에 혹자는 9회가 마지막이 아니라 연장전도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현재 경기상황은 야구가 아니라 크리켓이어서 한 이닝 조차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하죠.
길어진 사이클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내년도 해외투자전망은 모르겠다는 말이 가장 적합해 보입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Global bumping의 시대”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해외 투자에 발생한 비경제적 위험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최근 해외 부동산 관련 몇 가지 이슈가 있었습니다. 국내 언론을 장식한 사건도 있었고, 현지에서만 알려진 채 넘어간 건들도 있었죠. 이와 관련, 혹자는 “Global bumping의 시대” 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저보다 영어를 잘 하시는 분들 앞에서 영어 단어의 뜻을 설명한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기는 한데... Bump라는 단어는 울퉁불퉁하다는 의미와 부딪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리고, bumping의 시대라고 할 때에는 경기가 상승도 하강도 아닌 울퉁불퉁한 상태를 지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서로 부딫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장 위험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도 부딫치거나 부딫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죠. 이러한 시기일수록, 이러한 문제를 피하거나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더욱 필요해 지고, 해외 GP와 같은 전문가를 활용하는 간접투자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1)가장 기본적으로Commingled fund를 통해서 투자 일부를 전문가에게 맡겨서 충돌을 넘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2)개별 투자안 투자 시에도 해외 GP로부터 sponsor나 운영회사에 대한 reference를 check할 수도 있죠. (3)세번째는 조심스러운 이야기인데, 국내 투자자들이 수익률 때문에 메자닌 투자를 하지만, 정작 메자닌 플레이는 못합니다. 이럴 때 해외 GP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메자닌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 급증하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commingled fund에 대한 관심은 LP와 검증되지 않은 GP와의 충돌도 발생할 소지가 커지고 있기에 간접투자 역시 무조건적이 아닌 선별된 전문가를 찾아내야 합니다. 2018년 Preqin 자료를 보면, 펀드 수익률의 빈티지 별 차이도 크지만, 같은 빈티지에서도 상위 25%와 하위 25%의 차이가 크기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