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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과 기술
    손 가는 대로/그냥 2010. 10.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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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와 관련된 예전 글에서 마케팅과 기술을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http://nowgnoy.blog.me/100113910237

    하지만, 마케팅이나 영업이 기술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도, 양쪽이 대립 구도라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서는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문과 기술을 담당하는 부문으로 명확히 구분이 되지만, 실제로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체감할 수 없는 기술 차이

    때로는 기술의 차이가 체감할 수 없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1990년대 후반 삼성전자와 현대전자(現 하이닉스)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급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삼성전자의 D램이 비쌌습니다. 그래도 컴퓨터를 좀 안다는 친구들은 삼성전자 D램을 사서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똑같은 용량이어도 삼성전자 D램이 더 빠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날 업계 사람을 만날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빠른지 궁금했던 나는 속도 차이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웃었습니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그 사람은 측정해 보면 기술적으로는 삼성전자 D램이 빠른게 맞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0.01초도 안되는 그 차이를 사람들이 체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빠르다고 생각하기에 빠르다고 느낄 뿐이라며.

    이렇듯 기술력의 우위도 결국 마케팅이 있어야 구분이 되기도 합니다.


    애플의 예에서 본 기술력과 마케팅

    애플의 기술적 우위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나타났었습니다. IBM 계열 PC보다 뛰어난 성능. 그러나 상업적으로는 IBM에 밀립니다.

    최근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다시 전성기를 맞는 듯 보이는 애플. 기술적으로 뛰어난 듯 포장되었지만 오히려 초창기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보여준 기술차이만큼은 안된다고 합니다.

    애플은 다르다는 인식이 만든 사용자의 자기 쇄뇌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삼성의 갤럭시S나 HTC의 디자이어 등 다른 회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킬러라고 내세우며 나섰지만 아이폰을 따라 잡지 못하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내세우는 '아이폰 킬러'라는 주장이 오히려 아이폰이 정말 뛰어나구나 라는 생각을 만들기 때문에 줄을 서고, 한달넘게 기다리면서도 아이폰을 찾게 만든다고 합니다.


    자동차 산업

    한미일 자동차 산업의 기술격차가 거의 없어졌다는 말은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http://nowgnoy.blog.me/100062087247

    토요타 리콜 사태이후 위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그 직전 기준으로 봤을 때, 일본차-미국차-한국차라는 선호도의 차이는 결국 인식의 차이에서 나왔습니다.

    일본차는 디자인에서 앞섰습니다. 미국차는 연비에 신경을 안쓰기도 했지만 또다른 이유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디자인 부서에서 나온 디자인은 일본차 스타일과 큰 차이가 안났지만, 생산부서를 거치며 기존 미국차 같은 모습으로 변형되고는 했습니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미국차 보다 일본차를 선호하게 되었고, 그 선호도 자체가 일본차를 더욱 좋게 포장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포드와 GM이 부도까지 몰렸었죠.

    이제 소나타가 미국시장에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으며, 제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은 바람직하다 생각됩니다.


    몇가지 예를 들었는데, 하고자 하는 말은 하나입니다. 기술과 마케팅은 경쟁 구도도, 대체 관계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기 보다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술이 있어야 마케팅을 잘할 수 있고, 마케팅을 통해 기술이 진가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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