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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모론 2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2. 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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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모론 2

    때로는 비슷하게, 때로는 터무니없게

    음모론은 처음에는 그럴 듯하게 포장되어 퍼져나갑니다. 기본 뼈대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며 추측으로 살을 붙이는 식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 음모론은 자가발전을 하면서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장조차 음모론자들은 맹신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음모론 자체가 아닌 음모론을 통한 현실도피이고, 그들만의 소속감이니까요. 일반인들이 볼 때 말도 안되거나, 극단적인 음모론은 대중과 그들을 구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때로는 터무니 없기에 잘못되었다고 반박하기가 더 어렵기도 합니다. 9할이 맞고 1할이 잘못되었으면 그 1할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상상력으로 채워져있으면 뭐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힘드니까요.

    전파의 속도, 정보의 범람

    예전의 음모론은 대부분 충분하지 않은 정보에 기반했습니다. 누군가가 정보를 독점하고 공개하지 않으면서 온갖 추측들이 생겨나는 형태였죠.

    지금도 그런 유형이 존재합니다만,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가 음모론을 확산시키기도 합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사실이든 거짓이든 구분되지 않고 정보는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빠르게 전파되고, 확산되는 범위도 해당 언어를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퍼집니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서로 상충되는 경우도 많죠.

    이때 사람들은 그 많은 정보 중에서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믿기 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게 됩니다. 속도와 범위,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까지. 모든 것이 음모론이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이 되어 갑니다.

    어리석음?

    사람들은 음모론 신봉자들이 어리석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봉자들이 어리석다기 보다 음모론을 이용하는 사람이 상당히 계획적이라는 편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사기꾼, 음모론 주동자, 사이비교 교주, 정치 선동가. 그들은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용하는데 상당히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그 좋은 재능을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을 뿐.

    그리고, 신봉자들은 어리석다기 보다 심리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그들에게 노출된 것입니다. 마치, 컴퓨터 시스템이 대부분 잘 되어 있는데 취약한 한 곳이 해커에 발견되면 해킹 당하는 것처럼. 그러고 보면 음모론을 주도하며 현혹시키고 추종자를 만드는 사람들은 인간을 해킹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죠.

    결국 미궁 속으로

    그러다 보니 많은 음모론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음모론자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지더라도 음모론 신봉자들이 보기에는 그 역시 조작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밝혀지지 않고 은폐되었다고 믿게 되죠.

    음모론에 빠져든 사람이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해킹을 당해서 악성코드가 이미 심어져 있는 것처럼.

    가장 좋은 것은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심리적 해킹을 당하지 않도록 균형잡힌 시각을 의식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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