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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념미술
    눈 가는 대로/[예술]전시 2021. 2. 2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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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미술 (conceptual art, 槪念美術)

    1917년 마르셀 뒤샹(Henri-Robert-Marcel Duchamp 1887~1968)은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에 서명을 해서 샘(Fountain)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내놓습니다. 그 이후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작품으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으니, 당시에는 더 큰 논란이 있었겠죠.


    Marcel Duchamp Fountain, 1917, photograph by Alfred Stieglitz at 291 art gallery following the 1917 Society of Independent Artists exhibit, with entry tag visible. The backdrop is The Warriors by Marsden Hartley.

    뒤샹의 샘이 작품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완성된 작품이 아닌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나 과정도 예술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예술을 개념미술이라고 합니다.

    이미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잡은 개념미술에서는 컴퓨터에서도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고, 예술가들이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가 되려면 기술이 아닌 아이디어 자체도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개념미술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논란의 여지는 계속될 수 밖에 없는 면도 존재합니다.

    아이디어만으로 예술이라고 하지만, 유명해지면 아이디어도 관객 몫이 되기도 합니다. 실력이 있어서 유명해졌겠지만, 일단 유명해지면, 개념도 알아서 만들어 줍니다.

    유명해진 예술가는 집안의 쓰레기를 미술관 한복판에 갖다버리고, 아무런 고민없이 '무제 1', '무제 2'라고 이름 붙이면 똑똑한 비평가들과 식견 높은 관람객들이 알아서 개념을 만들어 줄테니까요. 예술가는 단지 제목을 붙여 생각의 틀에 가두고 싶지 않다고 말만 하면 됩니다.

    위는 다소 극단적인 가상의 예입니다만,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 이런 것들이 예술이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학생이 전시품들 옆에 자신의 안경을 벗어서 놓아두었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관람객들은 심각히 감상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죠.

    그렇다고 개념미술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그런 것들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이야기가 좀 벗어나기는 하지만, 명품을 단지 명품이라는 이유로 그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실체없는 가상화폐나 암호화폐의 가격이 치솟는 것 역시 그런 연장선상일지 모릅니다. 심지어 때로는 유명 연예인이 코를 풀고나서 버린 휴지가 왠만한 사람의 연봉보다 비싸게 팔리기도 하죠.

    브랜드가 되었든, 팬덤이 되었든, 아니면 미술이 되었든 실체가 아닌 것에 엄청난 가격이 매겨지고, 지지되는 것. 경제적으로 비합리적 소비일 수 있지만, 그런 비합리성은 인간의 특성 중 하나인 것이죠. 옳다 그르다라는 판단을 떠나 받아들여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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