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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수진
    손 가는 대로/그냥 2015. 12. 1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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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진.

    소설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배수진은 멋있습니다. 등뒤로는 거친 물살이 넘실거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데, 앞에 다가오는 10배는 족히 넘어보이는 적군들. 비장미가 감도는 상황.

    하지만, 배수진은 하책으로서 피치 못할 경우에만 써야합니다.

    적군(B) 3천명이 점령한 성을 탈환하기 위해서 A국은 5천의 군사를 보냅니다. 방비가 허술한 성. 그때 보냈던 척후병이 와서 멀리 B의 본진에서 지원군 5천명이 추가로 출발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상책은 적의 지원군이 도달하기 전 공격을 감행해 적군을 섬멸하고, 성안에서 적의 지원군을 맞는 것입니다.

    하지만, 꼼꼼한 A국 장군은 적의 지원군이 정확히 5천명이 맞는지, 5,010명이나 5,100명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또다른 척후병을 보내서 정확한 숫자를 확인해 오라고 합니다.

    척후병은 정확한 수를 헤아리기 위해 적의 지원부대가 출발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서둘러 부대로 돌아갑니다.

    "5,014명입니다."

    뭔가 딱 떨어지지 않는 숫자. A국 장군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시 척후병을 보냅니다.

    그리고,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 군가를 외우도록 합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제대로 외우지 못한 병사들을 중벌로 다스립니다.

    그러는 사이 B의 군대도 A국 군대가 와있음을 눈치챕니다. 그리고 본국에 추가 지원병력을 요청합니다.

    A국 장군은 적 B의 지원군이 정확히 5,015명이었음을 알아내었지만, 성안 3천, 지원군 5천의 협공에 후퇴를 삽니다. 좁은 협곡을 지나며 A국 참모가 말합니다. 적의 숫자가 많지만 이곳에 매복해 있다가 기습하면 이길 수 있을거라고.

    장군은 지형을 돌아봅니다. 이곳에 매복하면 옷이 지저분해질 것 같습니다. 장군은 병사를 사랑하는 마음에 매복을 하지말고 후퇴를 합니다.

    눈앞에 나타난 시퍼런 강물.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곳에서 적군 8천명과 추가 지원군 1만여명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

    세부적인 것까지 신경쓰고, 재차 확인하여 오류없이 하고, 군기를 생각하며, 집중력까지 챙기고, 병사들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과연 A국의 군대는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기회를 실기해서 어쩔 수 없이 택하게 되는 배수진이라면 이길 확률보다 질 확률이 높고, 설령 이기더라도 필요 이상의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Image: Gettysburg Battlefield by Lincolnman65 from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Gettysburg_Battlefield.JPG) / CC0 1.0 Universal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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