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금융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금융 쪽에서는 그렇다고 답한다.
복잡하게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경제에 있는 비효율성을 제거하여 필요한 곳에 돈을 제공하므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요지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반론은 결국 금융은 돈놀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갑,을,병 셋이 있는 경제를 가정해 보자. 각각 100씩 들고 있다고 치자.
그러면 경제의 총 부(wealth)는 300이다.
그런데 갑은 50은 현금, 50은 자산 A로 들고 있으며,
을과 병은 100 모두 현금으로 들고 있다.
이때, 을이 A를 갑으로 부터 100에 샀다면,
갑은 현금 150, 을은 자산 100, 병은 현금 100을 보유하게 된다.
투자라는 금융활동을 통하여 경제 내 총 부는 350으로 50이 증가하였다.
갑이 을로 부터 A를 150에 다시 사들이면,
갑은 자산 150, 을은 현금 150, 병은 현금 100, 총 부는 400이 된다.
이번에는 을이 병으로 부터 50을 빌린 후 200을 주고 A를 다시 샀다고 치자.
그러면 갑은 현금 200, 을은 자산 200, 병은 현금 50에 대출채권 50을 보유하게 된다.
경제 주체들의 자산을 합하면 500으로 100이 증가한다.
대출이라는 금융활동이 시작되자 자산 가격이 50이 올라도 총 부는 100이 오른 듯 보인다.
(물론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 가치는 50만 증가하지만...)
지루하겠지만 조금 더 보면...
갑도 병으로 부터 50을 빌린 후 250을 주고 A를 샀다고 치면,
갑은 자산 250, 을은 현금 250, 병은 대출채권 100을 보유하게 된다.
자산의 합계는 600, 순자산 가치는 500이 된다.
과연 이러한 자산의 증가가 진정한 부가가치의 증가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새로 창출된 가치는 없이, 오고 가며 가격만 올라서 부의 증가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을은 경제주체들이 A를 되살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자신이 A를 산다손 치더라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없게 된다.
A의 가치는 떨어지고, 전체 부는 다시 감소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려면?
정부에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정부 G가 은행 병에게 자금 100을 지원하게 된다.
을은 50만큼 대출을 받아 A를 300에 산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아무것도 없이 자산 A의 가격만 오르고,
더이상 오를 수 없으면 정부에서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냉정하게 보면,
이것이 금융이 창출해 내는 부가가치의 실체이다.
그리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돈을 푸는 것인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실제로는 보다 많은 자산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생필품들도 많다.
풀린 유동성은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을 올려놓는다.
물가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을 막으려면 돈을 회수하여야 하는데..
금융자산에서 빠져나가면 경제는 다시금 어려움에 빠진다.
결국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든,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은 안 나가도록 노력한다.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 등이 그것이다.
오를 거라는 믿음... 어쩌면 환상으로 금융자산의 가치는 유지시킨다.
버블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은 꺼지게 된다.
사람들의 그러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온갖 기법으로 적정 가격을 합리화 하게 된다.
그게 금융공학이다.
하지만, 그것이 적정 가격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금융은 언제든 꺼질 수 있는 살얼음판이다.
...라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말이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쳐도 다른 대안은 없어 보인다.
어쨋거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기에...
끌고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