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과 제로금리
금융정책은 경기순환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정책 담당자는 경제가 어려울 때 금리를 낮춘다. 그러나, 그 목적은 경기과열이 아니다. 경제의 CPU를 오버클럭킹하듯이 운용해서는 안된다. 경기과열을 막기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도 정책담당자가 해야할 일이다. 현실에서는 물론 쉽지 않다. 사후적으로야 알 수 있지만 사전적으로는 지금이 경기순환기 중 어디에 있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여러 지표들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일본은 초저금리 상태에서 20년 가까운 경기 후퇴를 경험하였다. 지금 낳은 국가들이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보니 일본식 장기 불황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초저금리를 우려하는 것은 크게 인플레이션과 경기 후퇴기에서 사용할 정책 수단의 제한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정책 측면에서 보면 우선 사용 가능한 방법이 중앙은행에서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금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이러한 방법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미 금리가 0%인 상태에서도 돈을 빌리지 않던, 아니면 못하던 사람이 시중에 돈이 더 많이 공급되었다고 돈을 빌리지는 않거나 못하기 때문이다.
2) 또다른 방법은 중앙은행이 직접 자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공적부문이 사적부문을 잠식하는 이러한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표방하지 않는 이상 매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사적부문을 축소시켜, 경기침체를 장기화 시킬 수 있다.
3) 그외에 구두개입이 있다. 초저금리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거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어차피 금리를 더 낮출 수 없고,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언젠가는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금리 상승에 대비하게 된다.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기 쉽다.
출구전략의 중요성이 언급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