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남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작은 생각
    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10. 5. 9. 10:43
    728x90
    남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하여...

    금융시장은 그리스와 그 주변국들로 시끄럽다. 혹자는 일시적 충격으로 EU의 존립을 위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의 지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각 국의 국내정치 상황이 맞물려있기 때문에 쉽게 지원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는 어렵지만 갈 길은 정해져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주식의 저가 매수 기회라고 주장한다.

    또다른 혹자는 그리스 문제가 그리스 만의 문제가 아님에 주목한다. 유럽 각 국간 얽히고 섥힌 대출관계와 각 국의 위태로운 재정상태를 그 근거로 든다. 얽히고 섥히 대출관계는 문제를 '그리스 → 포르투갈 → 스페인'으로 이어지게 만들고, 재정이 취약한 이탈리아, 아일랜드, 영국까지 파급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일본이나 미국도 재정적자라는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기에 유럽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 재정적자의 복수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그들은 최근 그리스 사태에서 리먼 사태와 닮은 꼴임을 주장한다. 그때와 비교하면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꼭 리먼사태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금융위기에 있어 하나의 공식이기도 하다. 일단 취약한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나 유동성의 힘으로 넘어가는 듯 보인다. 물론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구조조정을 하게 되면 위기설은 단지 '설'로 그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끝나는게 아니다. 끝났다고 안심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몇개월 못가서 더 큰 문제가 터진다. 앞서 문제는 단지 진짜 위기의 전주곡에 불과했던 것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한국. 1997년초 재계 서열 14위이던 한보그룹의 부도는 권력형 금융부정과 이에 의존한 대출비리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물론 6조에 가까운 부실 대출 규모에 술렁이기는 했지만. 정부 및 언론에서는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이야기 했다. 그러나 그 해 여름 기아차가 어려움을 겪으며, 정부는 기아그룹 대책을 발표한다. 한보나 기아나 모두 개별 기업에 국한된 해결 가능한 문제로 몰아간다. 그러나 산업현장과 시장에서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결국 한국은 11월에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Lehman 사태로 표면화된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조짐은 이미 2005년 감지되었고 불안이 확산된 것은 2006년말이었다. 그리고 2007년 들어, 모기지 회사의 파산신청, 헤지펀드 파산, 주요 금융기관들의 거액손실 발표 등이 이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서브프라임에 국한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로 불안이 확산되었지만, FRB의 유동성 지원으로 시장은 안정화된다. 해결 가능한 개별 기업의 문제로 덮으려 한다. 하지만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은 본격적인 위기상황에 빠져든다.

    2010년 그리스 사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그렇다. 그리스 사태는 문제의 본질이 아닌 1997년 기아나, 2008년 베어스턴스 정도로 보는 것이다. 과도한 재정적자라는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지니고 있는 문제이지, 그리스 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다른 이유로는 이미 국가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것을 든다. 빌 그로스는 채권시장이 갈수록 국채와 회사채 등의 구별이 없는 이른바 단일신용(unicredit) 타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 사태는 일단 진정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그리스 사태가 또 다른 금융위기의 전주곡이 될 지, 해결의 길을 갈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지는 수개월의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조금 다르지만 국가 위기라는 차원에서 닥터 둠으로 유명한 닥터 피버의 말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하지 않나 싶다. 워낙 비관론자여서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의 중국에 대한 전망. 중국의 버블이 언젠가 꺼질 거라는 우려는 전혀 터무니 없지 않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에 대한 한국의 높은 경제 의존도.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을 유럽과 미국보다 빨리 벗어날 수 있던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중국이 흔들리게 되면, 그 충격은 겉잡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728x9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