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
헝가리의 정권 교체 후 자기고백과 같이 부채문제가 아닌 지방정부의 정권교체 후 발생한 정치적 문제란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사실 모라토리엄 선언시 새로운 시장으로서는 잃을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와 색깔을 알릴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부채문제는 전 시장 시절 일이라고 선을 그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정부로 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모라토리엄 선언이 정치적 의도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의미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이론적으로 부채상환 능력을 분석시 세금 등 수입항목과 각종 지출을 분석하게 됩니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우량한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바와 같이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상환의지입니다.
유럽발 위기로 관심이 멀어졌지만, 중남미 정부 부채는 반복되는 채무불이행 사태를 겪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갚을 의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음껏 부채를 늘리고, 부채가 늘면 채무재조정을 요구했습니다. 오히려 채무재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데에는 그들이 보유한 자원이 있었죠. IB들과 서방국가들은 중남미 국가들이 지닌 천연자원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IB들의 양보를 얻어내고, 다시 부채를 증가시키고 채무재조정이 반복되었던 이유는 채무 이행의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남시의 문제는 바로 지방정부도 채무이행 의지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그것이 정치적 목적이든 아니면 경제적 이유이든.
지금까지 국고채 보다 유동성은 떨어져서 더 높은 수익률에 거래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용위험 측면에서는 무위험채권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채권입니다.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은 그렇지 않음을 알려주고, 지금까지의 지방채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었음을 알게 해줍니다.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지방채의 위험 프리미엄은 증가해야 하며 그 증가폭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차이가 나야겠죠. 합리적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