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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공학과 레밍스 증후군 (Lemmings Syndrome)
    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10. 6. 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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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공학과 레밍스 증후군 (Lemmings Syndrome)

    레밍은 핀란드·스칸디나비아반도의 북부와 중부에 분포하는 쥐과 동물이다.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이동해 다니기 때문에 나그네 쥐라고도 불린다. 그렇게 떠돌다가 많은 수가 한꺼번에 죽기도 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이들이 앞만 보고 가다가 벼랑끝에 다다르면 집단으로 뛰어내려 자살을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러한 믿음에 기반해서 나온 게임이 레밍스였다.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레밍스 하면 이 게임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게임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위와 같은 이유로 무리를 쫓아가는 행동 (Herd Behavior)을 레밍스 증후군 (Lemmings Syndrome)이라고도 한다. 따돌림과 같은 청소년들의 집단행동과 거기서 파생되는 청소년 범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등 사회전반으로 레밍스 증후군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역시 사회적 이슈를 언급하려는 것도 아니고...

    레밍스 증후군은 투자를 할 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엔터테인먼트도 건너뛰고, 사회적 이슈도 건너뛰어 '돈' 이야기를 하려니, 돈 밖에 모르는 사람같게 느껴지지만...)

    조지 소로스가 이야기한 재귀성이나, (금융)시장의 유기적 특성. 모두가 한 길을 갈 때 그 반작용으로 시장은 반대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국의 페니메와 프레디맥을 실질적 정부기관으로 보며 해당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을 때 그 위험을 지적하였던 윤영환 위원도 한 길을 갈 때의 위험을 언급하였으며, 조중재 위원은 세미나에서 발표를 했을 때 참석자들 모두가 자신의 의견에 동의할 때가 가장 불안하다고 한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것은 자신의 말이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금융공학의 한 축인 시스템 트레이딩은 이러한 레밍스 증후군을 피하기 위해 나왔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부정적인 사람은 논리적 뒷받침이 부족하다고 비난하거나, 과거의 추이가 현재나 미래와는 다르기에 말도 안되는 숫자 놀음이라고 비판하지만.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 투자대상. 이를 각종 기법을 활용하여 복잡한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만드는 것, 금융의 유전공학이라 부를 수 있는 이러한 방법도 금융공학에서 하는 것이지만, 구조가 단순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전통적 투자대상을 이용하여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 채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금융의 심리학이라 부를 수 있는 이러한 방법도 금융공학에서 다루는 영역이다.

    과거의 추세를 이용하여 자기만의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이용해 심리적 영향을 받지 않고 시스템적으로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스템 트레이딩인데 이는 전적으로 시스템에 의존하는 완전 시스템 트레이딩과, 신호는 시스템이 주되 매매는 운용자가 판단하는 부분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과거 데이터 중에 유의미한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숫자놀음이라기 보다 사람의 심리적 반응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기에 수시로 변하지는 않지만, 비판하는 사람들 말마따라 과거가 미래에 그대로 반복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자신이 찾아내었던 신호가 시장과 반대로 갔을 때 이것이 일시적 현상인지 시장의 구조(Market Structure)가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기존 신호를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신호를 찾아내 바꿀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고 있으며, ACE투자자문과 같이 주식과 선물에 대한 시스템 트레이딩만으로 유명한 금융회사들도 있다. 또한 금융관련 종사자 뿐만 아니라 금융과 프로그래밍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학생들도 많이들 시스템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다. 주변에 보면 초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짭짤히 벌고 있다고 좋아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장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한번 찾아낸 신호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존은 시장이 지닌 심리적 공포를 벗어난 대신에 기계적으로 만들어내는 신호를 따라가는 또 다른 레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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