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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눈 가는 대로/[책]비소설 2011. 5. 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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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그냥 단순한 문제 제기로도 볼 수 있는 제목이지만 왠지 도전적으로 다가온 제목이었습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정의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합니다. 바다에서 영국선원 4명이 표류 중 어느 한 사람, 파커를 희생시켜 나머지가 살아남은 게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아닌가, 탈레반에게 동조할지도 모르는 아프가니스탄의 염소치기를 만난 미군이 과연 염소치기를 죽이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와 같은. 직접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행동인가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문제들입니다. 나오는 예들은 그뿐이 아닙니다. 안락사, 대리모, 낙태, 동성혼과 같은 사회문제, 성인들의 합의하에 이루어진 식인행위와 같은 엽기적 문제들까지. 도덕적 논란일 수도 있는 예들 속에 끊임없이 옳은가 옳지않은가, 정의인가 아닌가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 와중에 이야기되는 것은 과연 정의가 무엇인가입니다. 어떤 사람은 정의를 공리나 행복의 극대화로 말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정의란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으로 말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계속된 문제제기는 공리나 행복의 극대화만으로도, 선택의 자유만으로도 정의를 정의할 수 없다는 근거가 됩니다. 저자는 정의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며 그것을 향하기 위한 주제를 살펴보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그 네가지 주제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시민의식, 희생, 봉사
    2. 시장의 도덕적 한계
    3. 불평등, 연대, 시민의 미덕
    4. 도덕에 기초하는 정치

    다른 많은 예들과 내용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하지만 마지막에 논의한 4가지 주제 중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좀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상품이 오가는 시장이 아니지만, 업무를 하면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금융시장도 시장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시장은 상품이 거래되는 곳이나 금융,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장과 시장친화적 사고는 자본주의와 이어지고, 더 나아가서 민주주의와도 연결됩니다. 시장과 시장친화는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것일까?

    시장이 유용한 도구임은 틀림없지만, 시장의 도덕적 한계가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합니다.

    정의. 좋은 단어이고, 당연한 말입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고민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때로는 정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혹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과연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순간에 처하기도 합니다.

    현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이 시장 지상주의에 빠져 있지만 시장은 만능해결사가 아닙니다. 하나의 도구이고, 정의를 정의하고 구현해 나가야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저도 시장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무조건 순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되며, 공동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금융시장과 전혀 동떨어진 것 같은 이야기이나 갑자기 확 동떨어진 엄한 소리같을 수도 있지만, 문득 이러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야 반복되는 금융위기 속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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