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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와 버블손 가는 대로/그냥 2021. 2. 24. 06:39728x90
가상화폐 와 버블
암호화폐로도 불리는 가상화폐는 사실 화폐라고 불리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화폐의 기본 기능인 교환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가치변동성이 너무 심하기 때문입니다. 교환수단으로서 가장 좋은 점은 제도권 밖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죠. 범죄자금이든, 범죄자금은 아니지만 세금을 피하고 싶든 그런 수요는 있으니까 전혀 교환수단으로 가치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일부에서 교환기능으로 사용하고 있고, '화폐'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불법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가상화폐는 교환기능 보다는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더 많이 인식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17세기 튤립버블이나 2000년대 초반 IT버블을 생각나게 합니다.
16세기 중반부터 인기를 끌었던 튤립. 네덜란드 튤립에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뛰어들며 17세기에는 말도 안되는 버블을 만듭니다. 그러다가 1637년 거품이 꺼지며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보게 됩니다. 혹자는 세계 최초의 경제버블이라고도 하는 튤립버블은 경제버블을 다루는 많은 책에서 언급됩니다. 이를 바라보는 후대 사람들은 아무리 그래도 튤립가격을 그렇게 올려놓는데 대체 버블인걸 몰랐다는게 신기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펀더멘털도, 본질가치도 모르겠고,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겠죠. 아니면 본질가치를 합리화시켰거나.
가상화폐에 대한 열풍은 튤립버블 보다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매우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튤립버블이 16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면 거의 80~90년 유지되었으니 가상화폐도 전자화폐 구조가 변경되기 전까지는 유지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가상화폐 열풍은 2000년대 초반 IT버블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맹신과 이번에는 다르다는 믿음입니다. 본질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을 다른 세계가 열려서 기존 방법으로 평가해서 안된다며 정당성을 부여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죠.
차이도 있습니다.2000년대 초반 닷컴기업들은 실적발표를 했고,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며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수급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업들과 달리 실적발표로 쇼크를 줄 일은 없죠.
과연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요?728x90'손 가는 대로 >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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