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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히어로: 일지매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3. 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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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히어로: 일지매

    일지매(一枝梅)는 한국 출신이 아니라 원래 재물을 훔치고 매화 한가지 그림을 남겼다는 중국 명나라의 나룡(懶龍)이라는 도둑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송나라 때 지어진 야사에 나오는 아래야(我來也) 도둑이 나옵니다. 내가 왔다 간다는 표식을 남기는 도둑이었는데, 명나라 시절 이각박안경기(二刻拍案驚奇, 1632) 제39편에 매화 한가지 그림을 남기는 난룡(嬾龍)이라는 도둑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후 청나라 시절 화본소설인 환희원가(歡喜寃家) 24편에도 수록되었다고 합니다. 한국형 히어로가 아닌 중국의 도적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한국으로 전해진 중국 소설의 주인공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승정원일기 숙종(재위 1674~1720) 42년에 사로잡힌 일지매의 처벌에 대해 논하는 내용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일지매 역시 조선시대에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당시 일지매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유행하면서, 스스로 일지매라고 자처하며 매화를 놓고 가는 도적들이 많았었다고 하네요.

    현재 한국에 알려진 일지매는 조선 순조(재위 1800~1834) 때 기이한 인물 이야기를 정리한 조수삼(趙秀三)의 문집인 추재집(秋齋集) 권7의 추재기이(秋齊紀異)에 나온 일지매라고 합니다.

    한국의 일지매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서민들 사이에 의적으로 오랫동안 구전되면서 한국형 히어로로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해지는 일지매는 못생긴 외모의 도적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지매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때문인지, 매화 가지가 주는 이미지 때문인지 저는 왠지 일지매하면 차가운 이미지의 예쁘장한 청년이나 남장 여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홍길동, 전우치, 임꺽정, 장길산 등과 같이 한국에 있던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지 않다보니 오히려 신비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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