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속담 4눈 가는 대로/[예술]전시 2021. 4. 25. 18:50728x90
네덜란드 속담 4
이번에는 그림의 우측하단 부분을 위주로 보겠습니다.Pieter Brueghel the Elder(1526/1530–1569), 네덜란드 속담(Netherlandish Proverbs), 1559, oil on oak wood, 117x163cm, Berlin State Museums(Gemäldegalerie der Staatlichen Museen zu Berlin)
[NP-LR-01]
이전 글에서 나왔던 닭의 알을 지키려다가 거위의 알을 놓친 사람 아래를 보면, 한 사람이 화덕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은 '화덕 맞은편에서 입 벌리고 있다(To yawn against the oven)'입니다. 의미는 관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시도한다(To attempt more than one can manage)는 뜻이라고 합니다.
화덕에서 입벌리고 있는 사람과 그 위에 달아나는 거위알을 보았을 때에는 거위알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사람같아서 우리나라 속담 '감나무 밑에 누워 감 떨어지길 기다린다'나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가 와서 부딫히기를 기다린다는 한자성어 수주대토(守株待兔)를 떠올렸는데 속담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네요.
[NP-LR-02]
화덕 앞의 사람 아래에는 빵 사이에서 두 팔을 양 옆으로 쭈욱 뻗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과 관련있는 속담은 '빵과 빵 사이에 간신히 닿다(To be barely able to reach from one loaf to another)'입니다. 빵을 먹고 그 다음 끼니로 빵을 먹을 때까지 겨우 버틴다는 말 같네요. 속담은 생활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To have difficulty living within budget)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NP-LR-03]
두 팔을 양 옆으로 뻗고 있는 사람의 얼굴 앞에는 호미같이 생겼는데 손잡이가 없는 게 놓여있습니다. 관련된 속담은 '손잡이 없는 괭이(A hoe without a handle)'입니다. 호미이든, 괭이이든 손잡이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겠죠. 아마도 쓸모 없는 것(Probably something useless)을 의미하는 거라고 합니다.
[NP-LR-04]
두 팔을 양 옆으로 뻗고 있는 사람 아래에는 손도끼를 찾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손도끼를 찾다(To look for the hatchet)'는 속담으로 핑계거리를 찾으려고 하다(To try to find an excuse)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NP-LR-05]
손도끼를 찾는 사람은 손에 랜턴을 들고 있습니다. 관련된 속담은 '랜턴 들고 있는 사람이 여기 있다(Here he is with his lantern)'입니다. 마침내 재능을 보일 기회를 갖다(To finally have an opportunity to show a talent)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추천할 때, 모수가 스스로를 천거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毛遂自薦(모수자천)이라는 한자성어를 사용합니다. 요즘은 부정적 뉘앙스로 많이 사용하는데, 원래 성어는 부정적 의미는 아닙니다. 랜턴 들고 있는 사람이 여기있다는 속담이 스스로 추천하는 자천(自薦)의 의미는 아니지만,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을 찾는데 모수같은 사람이 등불을 들고 나타나서 여기 등불있는 사람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불현듯 스쳐가네요.
[NP-LR-06]
위의 농기구는 손잡이가 없지만, 아래 손도끼는 손잡이가 온전히 붙어 있습니다. '손잡이가 있는 손도끼(A hatchet with a handle)' 역시 속담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온전한 것을 의미(Probably signifies "the whole thing")할 거라고 하네요.
[NP-LR-07]
손도끼 왼쪽에는 한 사람이 죽같은 것을 엎지른 후 주걱으로 퍼담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은 '한번 쏟은 죽(포리지)는 다시 긁어 담을 수 없다(He who has spilt his porridge cannot scrape it all up again)'입니다. 일단 행해진 일은 취소될 수 없다(Once something is done it cannot be undone)는 뜻이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속담이 있죠.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다'라는. 여기에서 파생되어 돌이킬 수 없을 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중국에는 태공망과 관련된 한자성어 覆水定難收(복수정난수)라는 말이 있는데 역시 '이미 엎어진 물을 다시 주워담기는 어려운 일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일본에도 비슷하게 覆水盆に返らず라고 하여 '엎질러진 물은 돌아가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있다고 합니다.
영어 속담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어서 '우유를 흘리고 울지마라(Don't cry over spilt milk)'가 있습니다.
[NP-LR-08]
포리지를 엎지른 사람 왼쪽에는 바퀴가 있는데, 바퀴살에 나무 막대기가 끼어있습니다. 이는 '바퀴에 막대기를 찌르다(To put a spoke through someone's wheel)'라는 속담입니다. 이렇게 해놓으면 바퀴살이 나무막대기에 걸려서 굴러가지 못하겠죠. 장애물을 놓아서 계획을 망치다(To put up an obstacle, to destroy someone's plans)라는 의미입니다.
[NP-LR-09]
바퀴 바로 왼쪽에는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손 위에는 지구본이 하나있죠. 관련된 속담은 '세상이 누군가의 엄지손가락 위에서 돈다(To have the world spinning on one's thumb)'입니다. 그 누군가가 모든 이익을 독점한다(To have every advantage)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영어표현으로 '세상을 손바닥 안에 쥔다(To have the world in the palm of your hand)'가 있습니다. 세상을 쥐락펴락한다는 뜻으로 약간 다른 의미입니다.
[NP-LR-10]
지구본 근처에 보면 무언가를 열심히 잡아당기는 사람이 있고, 다른 쪽에도 그것을 잡아당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은 '더 긴 쪽을 얻기위해 당기다(To pull to get the longest end)'입니다. 이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To attempt to get the advantage)을 의미합니다.
[NP-LR-11]
서로 당기는 사람 중 오른쪽 사람은 돈주머니를 차고 있습니다. 이는 속담 '사랑은 돈주머니가 매달려 있는 편이다(Love is on the side where the money bag hangs)'를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사랑은 살 수 있다(Love can be bought)는 의미입니다.
옛부터 전해오는 많은 이야기와 소설, 그리고, 현대의 영화와 드라마까지. 사랑이 돈이나 명예보다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속담은 냉정하네요.
[NP-LR-12]
서로 당기는 사람들 위에 보면 불이 켜있습니다. 이는 '자기자신의 빛을 대신하다(To stand in one's own light)'라는 속담을 나타냅니다. 자기자신의 빛이 안 보이게 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니, 자신의 행복이나 이점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것(To behave contrarily to one's own happiness or advantage)을 의미합니다.
To stand in one's own light은 영어권에서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어리석은 짓을 하여 스스로 자기의 평판을 망치다, 자기에게 불리할 것 같은 일을 하다 등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관련된 또 하나의 속담은 '자신이 가마 안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 가마 안에서 다른 사람을 찾지 않는다(No one looks for others in the oven who has not been in there himself)'입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악한 점을 상상하는 것은 자기자신 안에 악한 모습이 있다는 표시임(To imagine wickedness in others is a sign of wickedness in oneself)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NP-LR-13]
가마 옆에는 예수님 분장을 한 사람에게 아마빛 수염을 붙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속담 '그리스도 얼굴에 아마로 만든 수염 붙이기(To tie a flaxen beard to the face of Christ)'라는 속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내세워 속임수를 숨기는 것(To hide deceit under a veneer of Christian piety)을 의미합니다.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