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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친아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11. 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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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친아

    엄친아는 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로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뭐든지 뛰어난 사람을 말합니다. 엄마 친구 아들 아무개는 뭐도 잘한다더라라는 비교 대상이 되면서, 엄친아는 완벽에 가까운 남자를 말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버스 안에서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교 1학년 정도되어 보이는 아이가 자기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엄마. 생각해보니 나 엄친아야."

    아이의 말에 엄마는 다소 어이 없다는 듯이 물었죠.

    "대체 누가 너보러 엄친아래?"

    "누가 나보러 엄친아라고 한게 아니라 내가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난 엄친아인 거 같아."

    "네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만큼 노는 아이들 중에는 내가 공부를 제일 잘 하니까."

    그러자, 아이 엄마는 그 자리에서 대여섯 명의 이름을 줄줄줄 읊었습니다.

    "얘네들은 다 너보다 공부를 잘 하잖아."

    "그렇지만, 걔네들은 나보다 못 놀잖아. 공부만 잘 한다고 엄친아가 아니라 노는 것도 잘 해야지."

    "그럼 어떻게 노는게 잘 노는 건데?"

    "나처럼 놀아야 잘 노는 거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국 그 학생은 같이 노는 친구들 중에서 이번 시험을 가장 잘 본 거였습니다. 그걸 갖고 스스로 엄친아라고 자랑하는 아들을 애 엄마는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았죠.

    아이의 엄마는 아들에게 네가 너랑 노는 애들과만 비교를 하니 공부를 악착같이 하지 않는 거라고 했습니다.

    앞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랑 상관은 없지만, 문득 그 아이가 잘 자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남자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엄마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잘 컸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학생의 성적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왠지 무슨 일을 하든 잘 하고 있을 것 같고, 엄친아에 가까운 모습으로 지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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