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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투자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21. 11. 23. 21:07728x90
부실채권 투자
부실채권이라고 하면, 용어자체부터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죠. 초기에 많은 사람들은 좋은 것을 투자하지 부실한 걸 왜 투자하냐고 했었죠
부실채권
금융회사가 보유한 대출이나 금융자산은 자산의 건전성을 분류해야 합니다. 이러한 금융자산은 대부분 고객이 맡긴 현금을, 금융회사에서 대출이나 투자를 하여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입니다. 고객들이 찾으러 오면 현금화해서 돌려줘야 하죠. 그런데, 알고보니 그 자산들의 상당수가 부실화 돠었다면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러기에 주주, 채권자, 금융소비자, 금융당국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정보를 회계적으로 알려야할 필요가 있죠.
부실채권, 부실자산의 분류
분류기준은 세부적으로 보면 국가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크게 보면, 정상자산, 부실우려자산, 부실화 된 자산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상, 요주의, 고정이하로 나누고, 고정이하는 다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나뉘죠.
영어로는 각각 Normal, Stressed, Distressed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 Performing, Sub-performing 또는 Under-performing, Non-performing이라고도 표현됩니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Stage 1, Stage 2, Stage 3라고 구분합니다.
혹자는 채권액면(OPB) 대비 80% 이상, 80~60%, 60% 미만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시장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게 되므로 보편적인 구분 방법은 아닙니다.
Disressed 투자안의 분류
회계적으로는 대출채권의 연체상태로 구분하게 되나, 투자목적에서는 자산은 문제가 없는데 자산 소유자가 어쩔 수 없이 자산을 파는 Distressed Seller, 자산 자체가 문제가된 Distressed Assets, 담보자산은 문제가 없지만 채무자 이슈로 대출만 부실화된 Distressed Loan 등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해외운용사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Distressed Seller의 경우, 자산은 우량하지만, 매각하는 사람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인해 급히 매각하게 된 자산을 싸게 사는 전략입니다. 전략을 설명할 때, 우량자산을 싸게 산다고 설명하기 좋죠.
스폰서가 유동성 어려움을 겪다 보니 입지와 건물구조는 우량한데 Capex 투자가 안되어 노후화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Distressed Seller 전략이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입지는 좋지만 건물은 distressed 되었다고 하여, Distressed Asset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외에 다양한 이유로 좋은 입지에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자산을 투자하는 value add 또는 opportunistic 전략을 일컫기도 합니다.
Distressed debt은 대출의 원리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NPL 등을 말합니다. 대출 자체를 할인해서 사서 산 가격 이상으로 회수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러한 설명은 일부에서 전략적 목적으로 사용할 뿐 공식적 분류는 아닙니다.
부실채권 시장과 경기
부실채권, 즉 NPL이 증가한다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안 좋아진다는 전망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실채권은 일반적으로 경기후행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이클이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연체나 채무불이행(EOD)을 쉽게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최대한 버틸 때까지 버티게 되죠.
자영업자이든, 기업이든 영업이익이 대출원리금을 겨우 갚을 수 있는 한계 선상에 있는 경우, 경기회복을 체감하기 전에 경기선행적으로 이자율이 오르게 되면 결국 채무불이행 사태로 몰리게 됩니다.
전통적으로 크레딧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는 경기하락기가 아닌 금리 상승이 동반되는 회복 초기라고들 하죠.
OPB, UPB
부실채권은 일반적으로 채권원금 대비 몇 %로 거래가 됩니다. 이때 채권원금을 OPB(Outstanding Principal Balance) 또는 UPB(Unpaid Principal Balance)라고 합니다.
60% 이하로 거래되기도 하는데, 드문 경우이지만 경쟁이 심해지면 입찰에서 100%가 넘기도 합니다. 100%가 넘게 가격을 부른다는 것은 지금은 부실채권이지만, 담보가 아주 우량하거나, 채권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어서 향후 채권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 및 연체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부실채권 회수전략
부실채권 투자의 기본 회수전략은 채권추심입니다. 예를 들면 부실채권을 60%에 사온 후 채무자에게 이자와 연체이자는 안 갚아도 되고 원금도 20% 깎아줄테니 80%만 갚으라고 협상을 하는 겁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연체이자는 갚을 능력이 안되지만, 회생하고 싶은 채무자들은 탕감된 원금을 기꺼이 갚을 수 있습니다.
기업대출의 경우 출자전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주식을 감자 후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여 대주주가 되는 것이죠. 이후 구조조정을 통하여 기업을 정상화시키고, 배당, 유상감자, 또는 매각 등을 통해 회수를 하기도 합니다.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거나, 사업에서 경쟁력은 있는데, 무능한 경영진, 과도한 차입 등 본업 외적인 이유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 많이 쓰겠죠.
부동산대출의 경우 대상 부동산을 차압하여 소유하는 REO(Real Estate Owned) 전략이 있습니다. 채권자가 부동산을 소유하는 대신 채무를 변제 해줍니다. 부동산을 소유한 채권은행은 부동산을 잘 팔면 대출원리금 이상을 회수할 수도 있습니다만, 매각이 잘 안되면 골치덩이가 되기도 합니다. REO 부동산의 경우, 대출이자도 못갚는 채무자가 부동산 자본적 지출(Capex) 투자를 제대로 했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리고, REO 후 은행들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대신 관리능력이 있는 투자자에게는 단지 관리가 안되어 가치가 하락한 REO 부동산은 매력적 투자안이 될 수 있습니다.
채권은행 입장에서 관리 등의 이슈로 REO 보다 채권자에게 기한을 주고 제 3자에게 무조건 매각하는 강제매각(foreced sale)을 진행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채무불이행 시 자산을 압류하여 법원경매에 부치는 경우를 주로 생각할텐데, 채권은행이 채무자와 협상해서 채무일부를 탕감해 주는 대신 채권자가 사적시장에서 부동산을 매각 후 그 돈으로 대출을 변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NPL이나 담보물의 적정 가치 산정은 노동집약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헤지펀드 중에는 그런 노력을 들이는 대신 NPL pool 몇개를 사서 나누고 합하고 하는 등 구조화를 통해 좀더 높은 가격에 NPL 전문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통 NPL 플레이는 아니지만, 시장이 좋거나 매수자의 성향에 맞게 구조화를 잘 하면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필요 역량
이러한 NPL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은
싸게 사는 능력입니다.
저가 매입
싸게 사기 위해서는 적정가격을 계산할 수 있는 언더라이팅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공개입찰의 경우 과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지거나, 아니면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 쉽죠. 그러다 보니 수의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수의계약에 초대받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의사결정 속도, 대규모 딜의 경우 그러한 딜을 감당할 수 있는 자금조달능력, 복잡한 딜을 분석할 수 있는 분석능력 등이 필요합니다.
관리능력
싸게 샀어도 관리능력이 없으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관리능력 중 대표적인 것은 채권추심입니다. NPL을 사왔으면, 매입가격에서 적정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금액 이상으로 회수를 해야하니까요. 그러면서 법적 리스크나 평판 리스크도 관리해야 합니다.
또다른 능력은 부동산의 경우 REO 부동산을 잘 관리해서 좋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REO를 하면 비용이 부동산 가격을 넘어가기에 REO를 해서는 안되는 부동산도 잘 걸러내야 합니다.
어느 NPL pool에 근거리 관광객이 많은 호숫가에 있는 작은 상점이 포함된 건이 있었습니다. 많지는 않아도 관광객이 꾸준히 있었고, 근처에 다른 상점들이 없었기에 건물을 수선하면 장사는 잘 될 것 같았죠. 하지만, REO를 결정하기 전에 환경분석을 하였을 때, 상점에서 기름이 유출되어 눈으로는 잘 안보였지만, 호수까지 오염시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REO를 통해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면 환경복구비용이 대출이나 부동산 가격보다 더 나오는 상황이었죠. 그런 건은 알아내서 채권을 아예 포기해야 합니다.
부실채권이 좋은 투자안이라면, 은행은 왜 매각하는 걸까요?
규제
가장 큰 이유는 규제때문입니다. 비핵심자산이나 부실징후 자산, 부실자산 등의 경우 손실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자본을 확충하여야 합니다. 규제당국에서는 건전성 강화를 위해 확충해야 할 자본수준을 갈수록 높이고 있습니다. 은행은 차라리 싸게라도 매각해서 장부에서 없애는 편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전문인력 부족
또하나는 채권추심이나 REO 자산에 대한 전문인력이 부족해서 낮은 가격에 매각하게 됩니다. 부실채권의 투자가치는 관리역량과 관련이 있기때문이죠.
평판
은행에서 신경쓰는 것 중 하나는 평판입니다. 그런데 채권추심이나 부동산 차압의 경우 종종 사회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성과급이 없으면 채권추심을 소극적으로 하여 회수율이 낮고, 성과급이 높거나 제 3자에게 위탁하면 강압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때로는 불법적인 방법까지도 동원하기도 합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해서 집을 빼앗기게 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다른 곳으로 이사할 돈이 없는 사람들이 많죠. 그들을 바라보는 언론이나 사람들은 은행이 돈에 눈이 멀어 삶의 터전을 빼았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평판을 생각하면, 손실이 나더라도 매각하는게 더 나을 때도 있습니다.
업무분리
은행들은 상호견제를 위해서 대출이나 투자를 실행하는 부서와 사후관리하는 부서를 다르게 합니다.
투자와 관리를 같은 사람이 한다면, 손실을 인식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예 다른 부서나 본부라면 회계적으로 충당금도 과감하게 쌓고, 평가도 박하게 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장부금액 보다만 높게 매각하면 잘 매각해서 특정 회계년도의 이익을 시현할 수 있죠.
세금
많은 국가들에서 기업 재무정보를 나타내는 재무회계와 세금 부과를 위한 세무회계는 차이가 있습니다. 재무회계상 이익과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과세소득도 다른 경우가 많죠. 예를 들면, 평가손익과 같은 미실현 손익은 재무회계에서는 손익으로 반영되지만 과세소득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은행이 특정연도에 특별이익이 크게 발생하여 과세소득이 크게 증가하였을 때, 보유 중인 부실자산을 처분하여 손실을 실현시키고 과세소득을 줄이기도 합니다.
의사결정권자 교체
의사결정권자의 교체도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부실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부임 첫해에 부실자산이나 부실우려가 있는 자산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일시에 매각하는 겁니다. 이러한 손실은 본인이 아닌 전임자가 숨겨놓은 부실을 정리해서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 좋아질 일만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죠.728x90'손 가는 대로 > 금융자산운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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