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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에 대한 짧은 생각
    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15. 7. 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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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치킨 게임을 연상시키는 그리스 문제는 경제적 문제를 넘어서 정치적, 심리적 문제가 되어갑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5일에 있을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안 찬성이 나오며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찬성이 우세하고, 이미 지금도 힘든 상황에서 그리스 국민들이 EU를 벗어나는 길로 들어서는 선택을 하기는 힘들테니.

    하지만, 반대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는 않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압도적인 우세가 아니었으며, 여론조사 결과와 투표결과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가혹할 정도로 요구받는 긴축안과 나아지지 않고 반복되는 위기론에 질려 반대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협상안 반대가 곧 그리스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시장은 반대를 그리스의 EU 탈퇴 및 연쇄 탈퇴로 인한 EU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면 우려하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입니다. 유로존 전반적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으며, 혼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그럴 리 없다고 부인하겠지만, 각 국이 독자적인 통화를 다시 도입하며, 사람들은 유로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에 유로를 팔기 시작할 겁니다. 세계종말 같은 일은 당연히 없겠지만.... 금융시장의 패닉으로 이어지며, 사람들은 그래도 믿을 것은 미국, 영국, 스위스 정도 밖에 없다는 생각에 해당국 국채 등을 찾게 됩니다.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유로존을 지키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국민투표 부결시 그리스를 최대한 힘들게 만들려고 할 겁니다. 그래야 다른 국가들의 연쇄 탈퇴를 막을 수 있으니까요. 탈퇴하면, 고생 끝이 아니라 저렇게 되는 구나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럴 경우, 그리스 채권단은 큰 손실을 보며, 유럽계 금융기관들의 안정성 저하, 신용등급 강등 등의 문제가 불거질테고, 이에 대응해서 유럽연합은 더 과감한 부양책을 시도할 겁니다. 금융위기 이후, 과감한 부양책을 시도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여, 소극적 태도로 돈을 풀어왔지만,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볼테니. 일시적 충격은 있겠지만, 세계경제나 유럽연합은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유럽연합의 협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리스는 힘든 상황이 되겠죠. 드라크마(drachma)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도입하게 된다면 화폐가치는 한없이 추락할테고, 이로인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때 변수는 러시아입니다. 러시아도 어렵긴 하지만, 유럽과 중동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가 이 기회를 놓칠 리는 없습니다. 그리스는 서구로 부터 진 모든 채무를 동결하고, 러시아의 새로운 지원에 손을 내밀 수 있습니다. 미국을 견제하는 중국마저 지원을 결정하면, 경제 문제와는 별개의 복잡한 정치적 리스크, 새로운 냉전구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반대 = 그렉시트'처럼 이야기 하지만, 이는 양쪽의 벼랑끝 전술이지 반대가 나오면 그리스나 유로그룹이나 재협상을 할 가능성이 더 많아 보입니다.

    가장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 일은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 협상안을 찬성하고, 현재처럼 이어지는 일입니다. 금융시장은 이를 반기면 주식시장은 일시적으로 급등하겠죠. 하지만, 이연시켰을지는 몰라도 이를 통해 해결되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채권단 입장에서 채무자를 무조건 지원만 할 수는 없고, 채무자가 자구 노력을 보이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긴축안으로 성장이 멈춰진 상태에서 채무자는 갚을 능력을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양쪽이 양보하지 않는 이상, 시간의 문제지 결국은 또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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