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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공포와 기대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20. 4. 6. 18:08728x90
금융시장의 공포와 기대
예전에 금융시장의 공포에 대해 쓴 글이 있었는데, 그 글의 업데이트입니다.
□ B의 공포(B Phobia)
● Bump (충돌)
가능성: 높음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평탄하지 않은 길을 가게 될 거라는 우려입니다. 이와 중에 시장참여자들 간 충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국내 대출의 경우 주도적으로 계약을 주도 하거나, 투자성향이 비슷한 소수의 대주단으로 끌고 가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됩니다. 직접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해외의 경우는 프로젝트 투자보다 해외운용사를 통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 Bubble and Burst (거품과 붕괴)
가능성: 중간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 정도가 실물경제에서 뚜렷한 회복이 있었지,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유동성으로 회복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10년 넘게 금융시장이 버텨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주식, 채권, 기업신용, 개인신용, 부동산, 인프라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품에 대한 우려가 있어 왔습니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지며 거품붕괴의 트리거가 될 거라는 우려입니다.
기대수익률은 낮더라도 핵심지역에 있는 임대율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핵심전략이 좋아보입니다.
□ C의 공포
● Credit Crunch (신용경색)
가능성: 높음 (진행 중)
신용을 바탕으로 한 금융시장에서 신용이 사라지는 신용경색. 이는 정상적인 기업들조차 자금조달이 어렵게 만듭니다. 글로벌 신용경색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각 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채권 직접매입 등의 방법을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이 워낙 광범위하기에 해결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사모펀드들이 구제금융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신용경색의 영향은 대출형 리츠(Mortgage REITs)나 대출형 펀드(debt funds) 등 은행의 크레딧라인에 의존하는 비은행 대출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려움에 처한 Apollo Global Management’s mortgage REIT, Apollo Commercial Real Estate Finance 등의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이죠.
현시점에서는 핵심전략과 같이 레버리지가 낮으면서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할 수 있는 투자가 나아보입니다.
□ D의 공포
● 경기하락(Down turn) 또는 불황(Depression)
가능성: 높음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대공황이나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경기하락 시 투자는 교과서적인 답변으로는 채권투자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금리가 내리고 채권가격이 오르니까요. 하지만, 무위험채권이 아니면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며 채권가격이 하락합니다. 하지만, 각 국의 국가부채는 증가하고, 여러나라에서 (-) 금리 현실화 되고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무위험채권이 존재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실무적 대안은 현금보유입니다. 유동성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고, 저가에서 투자기회를 잡기 위해서도 필요하죠. 하지만, 운용역 입장에서 회장의 생각이 다르다면,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는 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보다 적극적 대응방안은 위험자산의 숏포지션을 취하는 겁니다. 하락기에 방어를 넘어 수익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위험채권이든, 현금보유든, 숏포지션이든 정확한 하락시기와 기간을 알아야 합니다. 책이 아닌 현실에서는 사전에 그것을 알 수 없다는 것이 한계죠.
낮은 레버리지, 현금발생, 위기가 지나면 가격상승이 가능한 자산에 대한 투자가 보다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Deflation (디플레이션)
경기침체와 같이 다닐 때가 많은 디플레이션. 코로나19로 소비가 멈추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선행지표가 아닌, 경기가 안 좋아졌다는 후행지표일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실물가와 차이도 존재합니다. 보다 안 좋은 것은 지표상으로는 디플레이션인데, 정작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비싼 물가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죠.
디플레이션하에서는 고정금리를 받는 채권이나 채권형 상품이 유리합니다만,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아야겠죠.
● Default (채무불이행)
가능성: 높음
이대로 가면 여름까지 국내 여행사의 90% 이상이 문을 닫고, 전세계적으로도 항공사의 60% 이상이 파산할 거라는 전망이 있습니다.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산업뿐만 아니라 위워크와 같이 2차 타격을 받는 기업들도 부도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코로나19로 인한 채무불이행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 국 정부들은 과감한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이에 대응하겠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는 상습적 채무불이행 국가인 아르헨티나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며,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Caa2에서 Ca로 내리면서, 신흥국들의 연쇄부도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할 수 있는 자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 I의 공포
● I (I형 침체)
가능성: 낮음
"대공황보다 훨씬 더 나쁩니다. 경기침체는 V자도, U자도, L자도 아닌 I자로 올 것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에상한 후 10년 넘게 비관론을 주장해오는 뉴욕대 경영대학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말입니다. 이전부터 닥터 둠으로 불리던 그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경제는 I자형으로 수직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를 하였습니다.
I형 침체 발생 시에는 안전자산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 Inflation (인플레이션)
가능성: 낮음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은 물가가 급등하며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입니다. 케이건(Phillip Cagan)에 의하면 1개월에 50% 초과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1차 대전 이후 1920년대 독일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매월 1000% 이상의 물가상승이 이어지면 1922~1924년 사이에 물가가 약 3조% 상승하였다고 하죠. 가장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사례가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9년 물가 상승률은 9,585.50%였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다수인 베네수엘라 국회는 물가 상승률이 100만%라고 발표하였죠. 현재는 경기침체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세계의 모든 대응방안이 유동성 공급 밖에 없다면 경기회복은 없는 상태에서 일순간 물가가 통제를 벗어날 우려는 상존합니다. 초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의 복합된 형태로 발생할 수 있죠.
물가상승 시에는 금융자산 보다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가 유리합니다.
□ L의 공포
● L (L자형 침체)
가능성: 높음
L의 공포는 금융위기 이후 회복이 안되는 L자형 경기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었습니다. 한동안 수면아래로 내려간 듯했던 L자형 침체는 코로나19와 함께 다시 소환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장기화되며 침체 역시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빨라도 수개월, 길면 몇년이 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침체가 장기화되며, 침체기에도 꾸준한 현금흐름이 발생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합니다.
● Labor (일자리) 또는 Lay off (해고)
가능성: 매우 높음(현재 진행 중)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못하거나 안하며 기업들 역시 인력을 줄이고 있고,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폐업상태로 몰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초기만 반영되었는데에도 3월의 일자리가 70만개가 줄어들며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최대감소폭을 보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 기간의 감소가 더 클 거라는 예상이죠.
기업의 부도와 업무시설의 공실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권역의 오피스 보다 비핵심권역 위주로 인력 및 임차공간 축소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가격만 조정된다면 부동산 핵심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멀티패밀리의 안정성이 부각되며 가격이 올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 임대료가 비싼 주거시설의 임대차 연장이 불발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 차입 (Leverage)
가능성: 높음 (진행 중)
단기차입로 장기투자를 하거나, 안전한 전략이라고 과도하게 대출을 사용하는 전략은 금융위기의 단골메뉴였습니다. 이번에도 채권시장이 흔들리며 RP시장에서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여 미국 국채 현선물 차액거래 시장에 투자하는 베이시스 거래에서 손실이 생기며, 운용규모가 300억달러가 넘는 시타델의 글로벌 채권펀드 사업부, 운용규모 200억달러가 넘는 채권전문업체 캐퓰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골드만삭스 사모펀드사업부가 지휘하는 LMR파트너스, 뉴욕의 최대 헤지펀드 신생업체인 엑소더스포인트 등 여러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레버리지가 낮은 투자안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R의 공포
● Recession (경기침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이며, R의 공포라고도 하지만 D(Depression)의 공포라고 하기도 합니다. 앞서 D의 공포에서 언급하였기에 생략합니다.
□ V의 희망
● V자 회복
가능성: 낮음
벤 버냉키 전연준의장, 코로나19 사태를 대공황 같은 경제문제가 아닌 아닌 자연재해에 가깝다고 하면서,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또한,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총재는 단기침체는 수요를 억눌러서, 사태가 진정되면 억눌렸던 수요가 몰리며 단기호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하지만, 전망의 전제인 코로나19가 단시일 내에 진정된다는 가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가능성이 낮더라도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좋습니다. 오를 것 같기는 한데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는 조심스럽다면, 부동산 핵심자산에 대한 투자가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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