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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또는 바가지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20. 11. 23. 23:06728x90
금융사기 또는 바가지
금융회사의 임원들은 머리도 좋고, 인간관계도 좋은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50% 정도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금융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뢰가 중요하며, 동시에 사기꾼들에게는 좋은 사냥터가 되기도 합니다. 뛰어난 분들 50%를 제외한 나머지 50% 중 10% 정도는 그들 자체가 사기꾼이며, 나머지 40% 정도는 사기꾼들의 좋은 먹이감이 됩니다.
정치력이 중요한 세계에서 말만 잘 하면 이는 매우 쉽습니다. 외국회사 명함을 들고, 말만 좀 잘 하면 됩니다. 꼭 대단한 외국계 회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회사명이 낯선게 좋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미나 같은 곳에 가서 금융회사 임원 A에게 접근을 합니다. 해외에서 직접 딜을 소싱하고 자문 역할을 하다보니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기반의 자문사에 속해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면 됩니다.
그리고 임원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면서 요즘 실무자들이 가방끈만 길지 역량이 없다고 말하면 곧 그 사람은 실력있는 좋은 사람이 됩니다. 특히,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에는 새로운 정권에 끈이 있는 척하면 효과적입니다. 지금은 정권 출범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어렵지만, 정권이 안정화되면 어떤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던집니다. 그러면, 한 1년은 벌 수 있죠. 그 사이 다른 회사의 임원 B에게 접근해서 A임원과 친분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몇번 안 만났어도, 심지어 한 번만 만났더라도 친한 형님이나 친한 동생이라고 표현을 하죠. 그리고, C에게는 A 및 B와 친하다며 접근을 합니다.
그렇게 인맥을 쌓아 가면서, 한국에 들여오지 못하는 엄청나게 좋은 딜을 소개해 줍니다. 너무 좋은 딜이기에 검토할 시간이 얼마 없다며 마음을 급하게 만들고, 이렇게 좋은 딜을 못알아 본다면 실무자의 실력이 부족한 거라고 말하죠.
우리나라 임원들 중 대다수는 아니더라도 상당수는 실무에 대해 잘 모르고, 사내 정치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또 유지하고 있습니다.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사람의 말을 회사 실무자의 말보다 더 신뢰를 합니다.
그리고, 낙하산 딜이 떨어지죠. 문제가 될 확률이 20~30%면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실무자가 그 딜을 투자할 수 없다고 말할 때 불이익이 떨어질 확률이 그 보다 더 높다면 실무자는 거부하기 힘듭니다. 실무자의 소신을 탓하겠지만, 조직문화로 고착되어 있다면 개인이 그것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설령 소신을 갖고 반대하더라도, 실무자가 두어번 연달아 반대를 하면 실무자가 능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자기가 소개하는 딜은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합니다.
낙하산 딜이라고 다 나쁜 딜은 아닐 수 있지만, 그런 딜들은 결국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라는 것이 뉴스에 나올만한 완전한 사기도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의 사기 보다는 그냥 비싸게 사온 딜을 더 비싸게 국내 투자자들에게 파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싸게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자'라고 모 운용사에서 말했었는데, 그렇다면 비싸게 사는 것은 그만큼 위험해지는 것이겠죠.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