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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경 (순자)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3. 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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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경 (荀卿, BC 298~BC 238)

    순자(荀子)라고도 불리는 순경(荀卿, BC 298~BC 238)은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반대되는 성악설(性惡說)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잘 알려져있는 동시에 그로인해 그의 사상은 평가절하되어 있기도 했었죠.

    유가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은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공자와 유가가 정치사상으로 받아들여지는데 기여한 맹자일 겁니다. 정통 유가에서 중요한 맹자의 성선설에 감히 반대되는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에 대한 유가의 평가가 좋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많이들 같이 비교해서 대립되는 개념처럼 이야기하는데, 성선설의 성과 성악설의 성은 같은 개념이 아니기에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하네요.

    어쨋든 정통 유가와는 다른 주장을 하는 순자가 유가의 입장에서는 이단적인 측면이 있다고도 했는데, 순자는 전국시대 말기 제가백가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집대성하였던 인물입니다. 서로 영향을 주었던 다양한 사상들을 굳이 학파를 나눠서 유가로만 보는게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맹자의 성선설은 인(仁)이나 덕(德)에 의한 인치(人治)로 이어집니다. 사람들의 본성이 선하고, 지배자의 본성도 선하다면 인과 덕으로 그 선함을 끄집어 내면 되니까요.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고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순자의 성악설은 지배자가 마음대로하는 인치가 아닌 예법에 의한 예치(禮治)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순자의 예치는 이사와 한비자에 영향을 주어서 진나라의 법치(法治)를 더욱 공고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유가에서는 예치(禮治)와 법치(法治)는 아예 다르다고 봅니다. 예치는 예의 교화를 주장하는 것이고, 법치는 법의 지배를 주장한다고 하죠. 법치는 법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하게 처벌하는 공포정치의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혹자는 진나라의 법치와 현대의 법치는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진나라의 법치는 법 위에 존재하는 왕이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법을 따르고 어길 시 처벌을 받는 독재를 굳건히 하는 법치라면, 현대의 법치는 삼권이 분립되어 서로 견제하는 법치라는 것이죠.

    순자가 말한 예치와 법가에서 말하는 법치, 그리고 현대의 법치가 서로 다른 개념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인이 마음대로 하는 인치(人治)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치를 중시한 순자도 '공동체의 화해와 질서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길러 내는 것이 법제도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네요.


    Image: 순자 | 작가 미상 | Wikimedia Commons under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 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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