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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눈 가는 대로/[예술]전시 2021. 4. 17. 21:16728x90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
밤 하늘을 격렬한 소용돌이로 표현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고흐의 작품들 중에서도 유명한 작품입니다. 생레미의 정신병원에서 본 밤하늘을 그린 이 작품은 직접 보고 그린 것이 아니고 보았던 기억에 의존해서 작가의 심리상태를 투영해 그린 그림이라고 하죠.
모든 작품들이 다 작가를 알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고흐의 심리상태가 투영되어 있다보니 이 작품은 특히 더 그 당시 고흐의 삶을 같이 봐야한다고 합니다.
1888년 2월 고흐는 파리의 삶을 접고, 프랑스 남부 작은 도시 아를로 옮겨갑니다. 노란 집이라고 부르는 작업실을 마련해서 화가들의 공동체를 만들려는 꿈이 있었죠.
1888년 5월에 고흐는 고갱에게 편지를 씁니다. 방 4개 집을 빌렸고, 아를에 와서 같이 생활하게 되면 테오가 매달 보내주는 250프랑을 같이 나눠쓰게 될 거라는 내용이었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후대에는 인기를 얻지만 당시에는 그림이 팔리지 않아서 빚과 생활비 부족으로 힘들어 하던 고갱은 고흐의 제안에 응하기로 합니다.
1888년 8월에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연작들은 고갱을 기다리며 희망에 가득차 그린 그림들이었죠.
1888년 10월 고갱은 드디어 아를에 도착하고, 두 사람의 공동생활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처음부터 삐걱거렸습니다.
성격면에서 고갱은 냉소적이면서 현실주의적이고, 계산적이었으며, 고흐는 열정적이면서 이상주의적이고 몽상가적이었습니다. 또한, 동거를 시작하기 전부터 고갱은 오만한 자부심으로 악명이 있었고, 고흐는 이미 불안정한 정신과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인 강한 개성과 굽히지 않는 고집은 두 사람의 사이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고흐가 그렇게 바라던 아를의 공동생활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너무 달랐죠. 고흐에게 고갱과의 공동생활은 화가공동체라는 큰 그림의 첫발이었죠. 고흐는 고갱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화가공동체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줄거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고갱에게 아를의 생활은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소나기를 잠시 피해가는 곳이었죠.
이때 고갱이 그린 해바라기를 그리는 반 고흐(Van Gogh Painting Sunflowers)의 모습은 두 사람 사이의 균열을 더 키웠죠.
또한, 테오는 고갱의 작품을 판매하는 데 성공합니다. 고갱의 브르타뉴 소녀들의 모임을 팔았을 때, 고갱의 몫은 500프랑이었다고 합니다.
1888년 11월 중순 테오는 고갱의 작품을 화랑의 복층에 전시하고 홍보합니다. 고갱의 그림과 도자기 모두 판매가 급증했고, 그의 작품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죠. 고갱의 작품은 잘 팔리고, 고흐의 작품은 안 팔리는 상황은 오만한 고갱을 더 오만하게, 불안정한 고흐를 더 불안정하게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재정적 어려움이 줄어든 고갱이 아를을 벗어나게 만들기도 했을 거라고 합니다.
1888년 12월 23일 밤.극도로 흥분한 고흐가 고갱을 향해 면도칼을 휘둘렀고, 고갱은 놀라서 노란 집에서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갱이 다음날 아를을 떠나며 두 사람의 공동생활은 2개월 만에 끝이 납니다.
고갱과의 이별은 단지 동거하던 상대방이 떠난 것이 아닌 고흐가 꿈꾸던 화가공동체가 통째로 흔들린 것이었죠. 이후 고흐의 불안정은 더 커집니다.
1889년 4월 동생 테오의 결혼 소식은 불안정하던 고흐에게 또 하나의 충격이 됩니다.
1889년 5월 고흐는 결국 아를에서 가까운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로 합니다. 이곳이 그림의 배경이 된 생레미의 정신병원이었죠.
1889년 6월에 그린 이 그림은 직접 보고 그린 기존 그림들과 달리 보았던 기억에 의존해서 그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다른 부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1890년 7월에 고흐가 생을 마감했으니, 삶을 1년정도 남겨두고, 그린 작품으로 그의 심리상태가 잘 나타난 그림입니다. 서정적이면서도 환타지같고, 조용하면서도 역동적이죠.
아를 시절에 그린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1888)'과 비교하면 밤하늘을 표시한 붓 터치가 격렬하다고 할 정도로 역동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표현이 단지 멋있게 보이기 위한 기교가 아닌 고흐의 심리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표현한 것일 거라고도 합니다.
Vincent van Gogh(1853~1890), La Nuit Etoilee(The Starry Night), 1889, oil on canvas, 73x92cm, The Museum of Modern Art(MoMA), New York
Vincent van Gogh(1853~1890), Starry Night on the Rhone, 1888, oil on canvas, 72x92cm, Musée d'Orsay728x90'눈 가는 대로 > [예술]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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