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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 반성문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9. 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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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와 반성문

    음주감경과 함께 이해되지 않는 또하나는 범죄자의 반성문입니다.

    구속되어 재판을 기다리며 수백장의 반성문을 썼다고 감형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끔찍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후 정말 반성한다면, 법정최고형도 받아들이겠죠. 정 말 반성하니까 감형해달라는 건 진정성이 없어 보입니다.

    기억이 나지 않거나 그런 일 한 적 없다는 사람. 자신은 떳떳하다고 큰 소리치던 사람이 피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오면 반성문을 씁니다. 그런 적 없다고 펄척뛰던 사람의 반성이 반성일까요?

    그건 행위에 대한 반성도 피해자에 대한 사죄도 아닙니다. 그저 증거를 완전히 인멸하지 못한 자신에게 미안한 것 뿐이죠. 그런 사람을 감형해주는 건 맞지 않아 보입니다.

    증거가 나오니 반성문 뿐만 아니라 진정성이 없는 사과 중 하나는 유명인사들이 애용하는 '(난 그런 짓 안 했는데) 했으면 미안하다.'입니다. 그러고나서 사실이 발각되면 사과를 했다고 우기는데 사과의 전제인 행위를 부정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고 진정성도 없는 행동입니다. 오히려 사과를 안 하는 것보다 뻔뻔해 보일 때도 있죠.

    다시 반성문 이야기로 돌아오면...

    어느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법적으로 사실관계를 다투다가 증거가 나오면 변호사가 먼저 반성문을 쓰면 감형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말해 준 분이 아는 변호사는 범죄 유형별 반성문 초안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 초안을 보고 약간씩 말을 바꾸어서 재판 때까지 매일 기계적으로 베끼는 것이죠.

    그분 이야기로는 어차피 재판부에서도 읽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루 다섯 페이지씩 100일이면 500장, 200일이면 1,000장입니다. 그리고, 반성문을 제출하는 사람이 한 명도 아니죠. 재미없고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심지어 진정상도 없는, 그많은 반성문을 일일이 들여다보는 건 시간낭비니까요.

    그런데, 반성문을 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사건 초기에는 범행을 부인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미안해 하지도 않죠. 진정한 반성이 없는 반성문입니다.

    법정에 반성문을 제출하고는 그러죠. 피해자가 안 만나줘서 직접 용서를 구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용서는 피해자의 의무기 아닌 권리입니다. 가해자가 미안하다고, 심지어 성의도 없이, 말만다고 용서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용서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의 안정을 위해 아름다운 행위이기는 하지만 강요되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는 용서가 안 되면 안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는 듯 보이거나, 가해자를 보는 것 자체가 그 날의 상처를 다시 꺼내거나, 보복범죄가 두렵다면 안 만나고 피햐는게 당연합니다.

    안 만나줘서 용서를 못구했으니 재판에 낸 반성문으로 용서와 감형을 청한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용서받지 못할 잘못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용서는 피해자가 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법원도, 자극적 뉴스를 통해 사건을 접하는 제 3자도, 범죄자의 지지자나 팬클럽도 용서를 논할 권리는 없습니다.

    범죄자의 인권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인권입니다. 피해자가 뒷전인 범죄자의 인권은 선이 아닌 위선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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