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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지안 작가와 논란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12. 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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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안 작가와 논란

    최근 솔비(권지안) 작가의 해외 수상 소식과 관련한 논란이 있습니다.

    권지안 작가가 스페인의 한 국제 예술대회 수상을 하였고, 국내 화가들은 권위없는 대회에서 탄 내돈내상이라며 평가를 절하하며 심지어 표절의혹까지 던지고 있죠.

    솔비

    솔비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했던 그녀는 그때부터도 안티팬들이 많았고, 논란도 많았습니다.

    제가 솔비나 권지안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었을 때 그녀의 특징 중 하나는 당당하고 솔직함입니다.

    대중 앞에서 솔직함은 양면성을 가집니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하면 열광을 하고, 듣고 싶어하지 않은 말을 솔직하게 하면 비난을 하죠.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고 있는 척 하지만, 실은 듣고 싶냐 아니냐는 기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솔비가 가수 활동을 할 때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한데,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과 다른 록을 하겠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진행하던 분이 말했죠. 그러면 솔비도 가죽 자켓에 가죽 바지를 입는 거냐고. 그때, 솔비는 록의 정신이 정해진 틀에 벗어나는 건데 지금은 록이라고 하면 오히려 정형화되어 있다고, 가죽 자켓과 가죽 바지가 정형화된 이미지이기에 자신은 록을 하더라도 그런 뻔한 복장은 하지 않겠다고.

    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말이 꽤 와 닿았습니다. 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록을 한다고 하니 록을 안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고, 소위 말하는 정통 록을 좋아하던 사람도 싫어할 발언이었죠. (록을 하면서 가죽 옷을 입는게 잘못된게 아니라, 자신은 록을 하더라도 기존의 로커들과는 다른 복장을 하겠다는 취지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제 주위에도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거라고 제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가 솔비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자신만의 도전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미술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미술

    예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저는 현대미술은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현대미술을 접했을 때에는 이게 무슨 미술이고 예술이야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작품의 수준이 낮은게 아니라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이해를 못하는 것은 저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혹자는 근대미술 또는 현대미술의 태동이라고 보는 인상주의. 지금은 일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술사조 중 하나라고 하죠. 하지만, 그런 인상주의 조차 처음에는 아카데미 학파가 주류였던 기존 미술계의 벽에 부딫혔고, 비평가와 대중 모두로 부터 완성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인상주의, 인상파라는 명칭 자체도 긍정적 의미에서 붙여진게 아니었죠.

    현대미술은 그보다 훨씬 난해해졌고, 작가 본인이 아닌 이상 스스로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다른 사람의 작품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기성제품인 남자용 소변기를 갖다 놓고 '샘'이라는 마르셀 뒤샹도 있었죠.

    반대로 현대미술관을 둘러보다가 저런 것은 자기도 하겠다며, 자기 물건을 한 곳에 내려놓고 이름만 붙여놓으니 관객들이 감탄하면서 감상했다는 일화도 있죠.

    작품이 엄청난 고가에 팔리는 유명 화가가 현대미술의 모습을 풍자하기 위해 신분을 숨기고 거리에서 몇십 달러에 자기 작품을 팔았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대부분 관심도 안 갖고, 그나마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비싸다며 깎으려 하였다죠.

    그렇다고 현대미술이 가치가 없다거나 거품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위 말하는 전문가나 비평가들 조차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기 어려워졌으며, 제 3자의 평가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거죠.

    재능

    저는 어느 방면에서도 출중한 능력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타고난 재능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노력하는 성공 신화를 좋아합니다.

    권지안 작가의 재능이 있느냐? 앞서 말했듯이 저는 작품을 평가할 역량이 안되고, 누군가의 재능은 더욱 논할 자격이 없죠.

    권지안 작가의 재능 자체를 논하려는 거는 아닙니다. 다만, 나는 죽어라고 정해진 교육과정을 따라갔는데, 그런 과정을 밟지 않은 사람이 더 인정받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운 건 어느 정도는 인지상정이라는 겁니다. 인상주의를 비난했던 아카데미 학파들처럼

    하지만, 인정할 건 해야하지 않을까요?

    권지안 작가가 무슨 인상파급이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그 정도로 대단하다는 의미에서 자꾸 언급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인상주의 같은 사조도 당대에는 평론가나 대중으로부더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는데 동시대의 평론가나 대중의 평가가 정확하다 할 수 없고, 그렇다면 비난하기 보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받아들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비난하고 공격하지 말고.

    정치

    권지안 작가의 논란 속에는 작지만 큰 정치적 이슈도 일부 있습니다.

    권지안 작가의 수상 소식 뉴스에 달린 댓글 중 일부는 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작가와의 비교입니다. 정부지원금을 받지 않은 권지안 작가는 해외에서 수상하고 인정받는데, 정부지원금을 두번이나 탄 문준용 작가는 뭐냐는 댓글이죠.

    권지안 작가의 작품 자체를 논할 자격이 없듯이, 저는 문준용 작가의 작품도 논할 자격이 없고 논할 생각도 없습니다.

    신청해도 못받은 예술인들이 많은데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두번이나 받은 게 모양새가 안 좋긴 합니다. 그리고, 논란 이후 문준용 작가의 대응은 지지자들에게는 당당해 보였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보기에는 안 좋아 보이기는 했습니다.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었어도 조심스러운 모습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쨋든 저는 문준용 작가를 깎아내리기 위해 권지안 작가의 수상을 더욱 부각하는 시각도 반대고, 권지안 작가 때문에 문준용 작가가 욕먹을 것 같으니 권지안 작가의 수상을 폄하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봅니다.

    미술작품이 팔리는 작품의 가격으로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기는 하지만, 작가나 작품 자체를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옳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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