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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중립
    손 가는 대로/그냥 2021. 12. 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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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 중립

    얼마 전 한 카페에서 두 남자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워낙 목소리가 커서 안 듣고 싶어도 안 들을 수 없었죠. 크게 떠든다기 보다 목소리 통 자체가 커서 성악 같은 거 했으먼 잘 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두 사람은 정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이재명 후보 지지자(A)였고,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윤석열 후보 지지자(B)였습니다.

    지지자라고 해야할까? 해당 후보를 지지한다기 보다 서로 상대방 후보가 되면 대한민국이 망할 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A는 B에게 말했죠.

    "내가 형님을 몰라요? 형님은 뼛속까지 국민의 힘 지지자잖아요. 그래서 제대로 판단을 못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자, B는 A에게 말했죠.

    "너야 말로 골수 민주당 지지자잖아."

    "아니에요. 저는 나라를 생각해서 지지를 한다고요. 아무 생각없이 주위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윤석렬을 뽑았다가는 나라가 망해요."

    "그래도 이재명이 되는 것보다 낫지. 이재명이 되면 정말 나라가 망해. 딱 봐도 독재자 스타일이잖아."

    서로 상대방 지지자가 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고, 상대방은 한쪽 진영에 치우쳐져 있고, 자신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두 사람의 대화는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문득 들어온 생각. 누군가 보기에는 나 역시 어느 한 쪽에 치우쳐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사실 정치에 중립이 있을 수 있는지, 만약 있다면 중립이 바람직한지 모르겠습니다. 좌든 우든 극단적인 것은 피해야겠지만,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정치라는 것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것이다 보니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니까요.

    저와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떠오른 또다른 생각. 지지자는 다르지만, 둘다 누가 좋아서 지지하는게 아니라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상대방이 지지하는 후보를 뽑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라는 점은 같았죠. 그리고 그것은 상당수 유권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역대 최고 비호감 후보라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보듯 일부 열혈지지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특정 후보가 되면 안되기에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형국이죠.

    언제쯤이면 극단주의자가 아닌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하는 후보자들의 정책 대결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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