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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와 토론손 가는 대로/그냥 2021. 12. 29. 07:10728x90
대통령 후보와 토론
이재명 vs 윤석렬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계속 토론을 하자고 하고,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는 딱 법정토론시간만 채우려고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을 피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공격하고, 윤석렬 후보는 토론 무용론을 내세웁니다.
사실 토론 자체의 필요성 보다는 후보들 각자의 유불리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죠. 당연한 거겠지만요.
역대 대통령 후보들을 통틀어도 가장 말을 잘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재명 후보는 당연히 토론을 많이 하고 싶어할 겁니다. 반대로 일일일망언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윤석렬 후보는 토론을 피하고 싶은 게 당연하겠죠.
토론
토론은 참여자의 철학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토론을 잘 하는 방법론과 관련된 수업을 들어본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토론이 무용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수업에서는 내가 반대하는 주제나 관심조차 없는 주제를 갖고도 주장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주기 때문이죠. 교육을 받는 자연스럽게 체득을 하든 그런 사람들은 생각이나 철학이 없어도 어떤 주제를 놓고도 말이 막히지 않습니다.
듣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그 사람을 검증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토론을 너무 잘 하면 오히려 그 사람을 알 수 없는 토론의 역설이 생깁니다.
달변 vs 궤변의 달인
스스로 달변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 이야기를 잘 하는 달변가들도 있지만, 그 순간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런가 보다 싶지만 정신을 차리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는 걸 알게되는 궤변의 달인들도 있습니다.
그런 궤변의 달인과 하는 토론은 이기기도 힘들지만,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시간이 아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궤변의 달인들은 끊기지 않게 말을 잘하지만, 그들의 말은 앞뒤가 안맞고 남는게 없기때문입니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은 상대가 토론을 피하면 자기가 말을 잘 해서 상대가 피한다고 생각하고, 토론을 하게 되면 자신이 압승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본인과 지지자들만의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진솔함이 결여된 토론은 공허할 뿐이죠.
말실수 vs 생각의 표출
토론을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 중에는 말실수가 잦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말이 많아지면 말실수가 많아지니 딱 적힌 내용만 읽고 싶어하고, 대본에 없는 말을 해야하는 토론은 싫어합니다.
말실수는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말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화자의 생각과 다르게 청자가 받아들이도록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화자가 하고 있던 생각이 맞긴 한데 말하연 안되는 내용을 말하는 것이죠.
전자의 경우 표현을 잘못한 사소한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말실수라고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일 때가 많죠. 잘못 표현한게 아니라 선거와 같은 특정기간 동안 숨기고 싶었던 그 사람의 생각이 투영된 것이니까요.
정치인들은 둘다 구분없이 말실수였다고 어물쩡 넘어가겠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은 구분을 해야합니다. 표현이 서툰 것인지, 원래 생각이 그런 것인지.
토론과 말기술
대통령이 토론을 잘 하면 좋습니다. 꼭 대통령이 아니어도 말을 잘 하는 것은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왕 대통령이라면 외모가 준수하면 좋은 것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좋으면 좋지만, 토론을 잘못하는 것이 그렇다고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 결격 사유를 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생각이 잘못되어서 토론을 피하는 거라면 문제가 있고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