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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론
    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13. 1.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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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특성 하나.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흔히들 말하죠. 실제로 많은 위기론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곤 합니다. 일단 알게 되면 대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가 지닌 또 다른 특성은 shape shifter.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바꾸는데 능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기업발 위기이기도 했지만 외환보유고 부족과 부채자산 미스매칭에 따른 위기였죠. 은행도 망할 수 있고 대마도 죽을 수 있음을 알려준.

     

    2003년초 SK글로벌 사태. 국가위기와는 절연되었지만 굴지의 대기업이 계열사를 버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대우나 한보처럼 대마가 죽지 않더라도 꼬리를 짜를 수 있다는. 탄탄한 대기업 계열의 A등급 회사도 안전하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때는 높은 등급의 회사채도 외면당했죠. 일부에서는 제2의 외환위기를 우려했지만 그보다는 약했죠.

     

    그리고 카드사태. Cash cow라고만 여겨오던 카드사가 망하게 된 것도 놀라웠지만 그 원인으로 외환위기 이후 자리를 잡아온 기업은 위험하고 개인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깨진 것도 새롭다면 새로웠죠.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 겪었던 걸 똑같이 겪냐며 전혀 새롭지 않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최근 금융위기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깼다는 특징이 있다면 있겠지만 원인이 해외여서 넘어가고.

     

    2013년을 맞이하며 국내에 알려져 있는 이슈는 가계부채와 중견그룹들.

     

    가계부채. 금액도 문제이지만 취약계층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동산 회복지연과 맞물려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일부 중견기업들의 위험증가. 그들의 공격적 행태때문일 수도 있고, 기업의 양극화에 기인한 구조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조심할 필요성은 높아만 갑니다.

     

    알려진 위기가 더 이상 위기가 아닌 것은 알려진 그 자체때문이 아니라 알면 대비하기 때문입니다.

     

    2003년 카드사태도 2001년 감독당국에서 이미 대책회의를 하고, 2002년에는 은행장들이 모여 방안을 논의하였으니 알려졌다면 알려졌었고.

     

    2008년 미국 금융위기도 2005~2006년부터 미국 상업은행들은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을 축소하고 있었으니 전혀 몰랐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2013년 적절한 대비로 알려진 위기가 위기가 아니란 말을 증명할지, 임시방편으로 몇년을 미뤄놓기만 할지,  아니면 임시방편 조차 마련 못해 개인부채발 위기를 맞을지, 중견기업발 위기를 맞을지 지켜봐야겠죠.

     

    전 비관론자는 아닙니다. 미래란 알 수 없은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뿐. 제가 말하는 것은 예상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시나리오입니다. 예상의 base case가 아닌 worst case에 가까운.

     

    가능성이 낮지만 문제가 위기가 될때에는 발생할 수도 있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이죠.

     

    발생여부도 불확실하고 발생시 유형과 파급도도 다르기에 완벽한 대비는 불가능합니다. 위험에 대한 완벽한 대비는 기회상실로 인한 또다른 위험이기에.

     

    다만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고려는 균형잡힌 시각의 유지에 필요하고 예상치 못한 일의 발생시 대응이 빠를 수 있기에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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