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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나와 테라USD(UST)
    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22. 5. 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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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와 테라USD(UST)

    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어제만의 이슈는 아니지만, 금융시장 전반에서 어제 최대 이슈는 가상자산이었을 겁니다. 특히, 루나와 테라USD(UST)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두 코인 모두 발행사는 테라폼랩스로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는 싱가포르 기업입니다. 하지만, 회사를 창업하고, 대표로 있는 권도형 대표로 한국인이다 보니 K코인 또는 김치코인이라고 불리며 한국인들의 관심이 많았던 코인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만 관심이 있던 코인은 아니며, 루나의 경우 한때 세계 코인 시가총액 8위까지 올랐고, 시총 10위권에 머물던 나름 메이저 코인이었습니다. 작년 12월 기준 루나의 시총은 39조원, 테라의 시총은 23조원 수준이었다고 하죠.

    테라는 미국 달러화에 연동되어 가격이 안정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합니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은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정성 높은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반면, 테라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또다른 코인인 루나 코인을 통해서 미국 달러화에 가격을 연동시키는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테라의 가격이 하락하면, 루나를 매도하고 테라를 매수하여 수급 조절을 통해 1 테라의 가격이 1 달러 수준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루나 자체가 가치가 있어야 하고, 루나의 시총이 테라의 시총을 넘어야 합니다. 루나 자체가 가치가 없으면 아무리 많은 루나가 있어도 테라의 가격을 지탱할 수 없죠. 또한, 루나의 가치가 없는건 아니라고 해도 루나의 시총이 테라의 시총을 넘지 못하면 이론상 루나를 모두 팔아서 테라를 사더라도 테라의 가격을 지탱할 수 없게 됩니다. 

    이에 대한 두번째 안전장치가 비영리 단체인 루나파운데이션 가드입니다. 역시 권 대표가 설립한 단체인데, 이곳에서 수십억 달러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서 '일시적으로' 루나만으로 테라를 방어할 수 없게 되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는 비트코인을 매도하여 테라를 방어하는 구조입니다. 가상자산인 테라의 가치를 또다른 가상자산인 루나로 방어하고, 그래도 안되면 역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으로 방어를 하다 보니 가상자산 생태계 자체가 안정적이라는 전제가 필수적이죠.

    그러다 보니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의 취약점은 처음부터 지적되어 왔었는데요, 사실 자산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도 코인 발행사가 충분한 자산을 지니고 있지 않을 거라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했죠.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적이라며 '스테이블'을 내세우지만 가상자산의 본질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공격할 경우 패닉셀로 이어져 생태계의 붕괴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테라를 과매도하면 테라의 가격이 하락합니다. 특히, 시장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시기라면 더 즉각적으로 반영하게 되고, 동반매도가 이어지죠. 이를 방어하기 위해 루나를 매도하게 되는데 테라가 충격을 받을 만큼 매도가 나왔다면, 이를 만회하려고 매도한 루나는 테라보다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하게 되죠. 루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루나의 시총이 테라의 시총에 근접하거나 테라의 시총을 하회하게 되면 그 순간 테라는 더이상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면 테라의 하락과 루나의 하락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끝없는 추락을 하게 됩니다.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에서 들고 있는 비트코인이 큰 금액이지만, 테라나 루나의 동반 패닉 매도를 잠재울만큼은 아닙니다. 일시적 충격이어서 방어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방어는 못하고 비트코인의 가격까지 떨어뜨리게 될지 판단을 해야겠죠. 

    이번 사태의 발단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취약점과 이를 파고 든 밝혀지지 않은 누군가의 대규모 공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마이닝 코인이든 스테이블 코인이든 가상자산 자체가 실체가 없는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취약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죠.

    가상자산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데이터 교환만으로 이루어지고, 최근에 나왔다 보니 더 취약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실물화폐를 포함한 모든 금융자산의 바탕은 신뢰입니다. 전통자산이든 대체자산이든 가상자산이든 마찬가지이죠.

    가상자산 이전에도 금융위기를 보면 그 어떤 금융회사도 실제로 자금인출 사태인 뱅크런(Bank Run)을 맞게 되면 버틸 수 없습니다. 금융기관의 안정성 강화는 뱅크런도 버티기 위한 조치라기 보다 뱅크런이 오지 않도록 신뢰를 쌓는 장치이죠. 

    규제는 누구나 싫어합니다. 하지만, 악의적인 공격에 대비하고 악의적인 공격에도 뱅크런이나 패닉셀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시장의 완전자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원래는 제가 그린 그림을 넣었었는데, 코인 가격의 폭락으로 속이 터지는데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이 너무 밝아서 기분나쁘다는 항의가 있어서 그림을 교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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