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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상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22. 5. 16. 08:30728x90
미국의 금리 인상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빠르다 보니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베이비 스텝이 아닌 빅스텝으로 바뀌었습니다.
경제학 이론에서 금리를 올리거나 낮추었을 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공식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영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반영되는데까지 시차가 존재합니다. 그 이전에 나타나는 효과는 심리적 효과가 크죠. 어떤 행동을 취한다는 상징적 행동인 경우가 많고, 심리를 잡지 못하면 효과가 나타나는데 몇개월에서 일년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효과적인 정책을 위해서 시장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도 사전에 시장의 심리를 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혹자는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시장과의 소통보다 깜짝 인상이나 인하가 더 효과가 큰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미국의 빅스텝은 이미 사전에 예상되고 있어서 빅스텝이었지만 깜짝 인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왜 미국은 이 시점에서 빅스텝을 택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물가상승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이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지금도 힘들지만 사람들은 올 겨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국토의 황폐화가 실제로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올 추수기가 지나고 나서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큽니다. 추수기까지는 이전까지의 재고로 보내지만, 추수기가 지나면 추수할게 없다는 사실이 체감으로 와닿으면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제와 이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조치로 석유와 가스의 가격 역시 급등하였습니다. 가스나 석유는 여름철 냉방 수요는 많지 않습니다. 석유는 자동차에 많이 사용되므로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여름 휴가철 자동차 여행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필수적 수요는 아닙니다.) 가스는 세일가스로 인해 단가가 낮춰지며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발전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주된 발전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난방용으로는 사용되는 경우가 많죠.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수출이 막혔을 때 미치는 효과는 겨울이 더 큽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올겨울은 전세계적으로 춥고 배고픈 겨울이 될 거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그나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이 올가을 이전에 끝났을 때 이야기입니다. 전쟁이 끝난다고 바로 농사를 다시 시작해서 내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가을을 넘기는 순간 추위에 강한 러시아군들은 공세는 오히려 강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하지 않더라도 겨울철에 강하다고 블라디미르 푸틴이나 측근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비서관은 믿고 있을 겁니다. 혹자는 전쟁이 끝나려면 푸틴이 죽어야 한다고 하는데, 푸틴의 사후 권한을 대행하게 될 파트루셰프는 푸틴보다 더 강경파입니다. 그리고, 정권을 이양받게 위해서는 내부 관심을 외부로 돌려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극도로 조심하는 푸틴의 암살은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독재권력의 속성 상, 혹시라도 푸틴이 암살된다면 푸틴의 반대세력보다는 누구보다 푸틴을 잘 아는 파트루셰프가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파트루셰프가 정권을 쥐고나면 그 배후를 자신의 적대세력에게 돌리며 권력을 강화하려 하겠죠.)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지만, 개전 직전에는 러시아도 미국도 다 3~4일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3~4일을 예상했기에 월가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고, 오히려 일시적인 불안심리는 투자기회가 될 거라고 판단했었죠.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세계 경제에 드리우는 암운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쟁이 끝나더라도 농산물발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우려가 크죠.
그때 가서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잡는 효과보다 경기가 추락하는 효과가 더 먼저이고, 더 큽니다. 아직은 미국 경제가 괜찮을 때 향후 몇개월 뒤에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지금부터 빠르게 금리를 올려놓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몇개월 뒤의 물가상승을 (전부는 아니어도) 일정부분 방어하면서, 혹시라도 경제가 충격을 받게되면 상황에 따라 금리인하라는 정책 대응을 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려면요.728x90'손 가는 대로 > 금융자산운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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