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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사태와 정호영 후보자
    손 가는 대로/그냥 2022. 4. 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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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사태와 정호영 후보자

    어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정호영 후보자 논란은 조국 사태와 다르다며 언성을 높였다고 하죠. 

    정호영 후보자 논란은 조국 사태와 분명히 다릅니다. 진실과 내막이야 당사자 외에는 알 수 없지만, 언급되는 것만으로 보면 보다 확실한 권력형 비리로 보여지죠.

    조국 사태에서 정경심 교수의 위조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위조를 했기 때문이죠. 사문서 위조는 분명 범죄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호영 후보자와 비교하면, 정경심 교수가 그렇게까지 했던 것은 권력이 없거나 부족했기 때문에 위조라도 해야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자기가 부원장이나 병원장으로 있는 대학교의 의대에 편입시키려고 하면 위조나 조작이 필요없죠. 신입생으로 입학시키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이 덜할 수 있어서 영향을 미치기도 쉽고요. 그러기 위해서 구체적인 지시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류 작업할 필요도 없고, 동네방네 소문낼 필요 역시 없습니다. 딱 한 명, 잘 아는 교수 한 명한테만, "이번에 우리 애가 편입을 준비하네. 녀석이 의사가 되고 싶나봐."라고 지나가듯이 말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이후는 그들이 알아서 준비하겠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제가 알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가정이고, 가능성일 뿐입니다.)

    이미 한 번 떨어졌는데, 1년 사이에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는 없을테니 그때도 한마디만 슬쩍 하면 됩니다. "녀석이 작년에는 떨어졌는데, 올해는 꼭 되고 싶나봐"라고. 그럼 알아서 방안을 찾아내겠죠.

    위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다들 알겠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친한 한두 명한테만 이야기하면 녹취될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알려지게 되더라도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해달라고 청탁한 것이 아니까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없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면 그냥 친한 사이에 이야기할 수 있는 자녀 근황이라고 하면 되죠. 친구 사이에 할 수 없는 말은 또 아니니까요.

    오로지 그것을 알아듣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측근의 몫입니다. 그 정도는 해야 측근으로 불릴 수 있죠.

    부정 입시가 의심된다는 부분은 조국 사태를 떠올리지만, 추정되는 과정은 이재명과 대장동 사태가 더 떠오르게 됩니다. (물론 이 부분도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가정입니다. "만약" 이재명이 관여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재명 역시 측근에게만 말하되, 그런 식으로 구체적 지시는 없고, 그 말을 알아들은 측근들이 알아서 실무자들을 움직였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특정인을 떠나서 원래 높으신 분들은 자신들이 빠져나갈 길을 먼저 찾아본 후 움직이시니까요.)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측근의 입장에서 이번 일로 구체적인 대가는 당연히 없었을 겁니다. 그러면 바로 걸릴 위험이 크니까요. 대신 장기적이고 눈에 안보이는 혜택을 기대할 겁니다. 혹시라도 조사가 들어오면, 자신은 몰랐고, 원칙대로 공정하게 처리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분이 한없이 고마워하겠죠.

    현재 정호영 후보자가 떳떳해하는 이유는 법적인 부분입니다. 물론, 실제로 떳떳할 수도 있습니다. 설령 아니라고 해도 제대로 일처리를 했다면 분명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그것이 국민들이 새로운 정부에 기대하는 공정과 형평성에 부합하는 걸까요?

    법적으로는 '위조'했기 때문에 조국 사태가 더 나쁘고, 법을 피해갔으니 정호영 후보자는 그렇게 이야기 하겠지만, 국민의 눈높이도 그럴까요? 단지 더 많은 권력을 쥐고 있었을 뿐이라고 보여지지 않을까요?

    더구나 조국 전 장관은 딸만 그렇게 보냈는데, 정호영 후보자는 딸과 아들 두 명 모두를 자기가 부원장과 병원장으로 있을 때 연달아 편입을 시켰습니다. 심지어 한 번 떨어졌는데 서류를 바꿀 수 없으니 전형을 바꾸어 편입을 시킨 것으로 정황 상 보이죠. 물론 사실은 알 수 없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 3자가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 3자 입장에서 정황 상 그렇게 보입니다.

    의대 편입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정호영 후보자가 대학병원에서 고위직에 있는 동안 우연히 딸과 아들 두 명다 합격하게 되었고, 심지어 한 명은 우연히 전형까지 신설되어서 합격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우연이 많이 겹칩니다. 

    어느 기사의 댓글 중 그런 말이 있더군요. 왜 저런 사람들한테만 그렇게 '우연히' 그런 일이 연달아 발생하냐고. 다른 사람한테는 그 중 하나도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 가진 자가 아닌 다음에야 다른 사람들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저도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유죄 판결이 정치판사에 의한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두 사건이 닮았다고 하면 더 억울하고, 발끈해야 할 사람은 장제원 비서실장이나 정호영 후보자가 아니라 조국 전 장관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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