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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대신 운용사 투자손 가는 대로/금융자산운용 2022. 5. 24. 18:11728x90
사모펀드 대신 운용사 투자
해외사모펀드를 몇번 투자해 본 기관에서는 더이상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지만, 기관에서 처음 투자하려고 하면, 검토를 진행하는 운용역은 관리자나 심사위원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뭘 믿고 투자해? 회사 돈이라고 막 투자하지마. 네 돈이면 투자하겠어?"
펀드라는 게 미래에 대한 기대입니다. 과거 실적을 검토하지만, 과거의 실적과 미래의 실적은 별개죠. 그러다 보니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사실 사모펀드를 검토하고, 그 질문을 받는 운용역들의 대부분은 자기 돈도 투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몇천만원에서 몇억원 정도의 푼돈(?)을 받아주는 해외사모펀드가 없어서 못할뿐이죠. 그만큼 잘하는 해외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들은 시장과 상관없이 성과가 좋습니다.
그러다가 해당 기관에서 몇번 해외사모펀드를 투자하면서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운용역에게 묻습니다.
"이렇게 좋은 펀드에 어떻게 하면 내 돈도 투자할 수 있을까?"
해당 운용사 임직원이 되지 않는 이상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이죠. 임직원들은 자신의 돈을 회사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수수료 없이 맡길 수 있습니다. 책임운용을 내세우기 위한 방안이지만, 성과가 좋다 보니 수수료 없이 펀드에 돈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일종의 특권처럼 보이기도 하죠.
임직원들은 펀드에 돈을 넣을 때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 수수료가 적지 않죠. 그러다 보니 펀드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기관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 또하나는 수수료 관련입니다.
"왜 이렇게 수수료가 많아?"
운용사마다, 전략마다, 약정금액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연 1~2%의 운용수수료와 일정 성과 달성시 수익의 10~20%에 달하는 성과수수료는 꽤 높은 수준이기는 합니다. 일부 운용사는 LP마다 다르다는 이유로 이전 펀드의 수익률을 보여줄 때 수수료 차감후 수익률은 공개하지 않고 수수료 차감전 수익률만 보여주기도 하죠.
그래도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려고 하고, 시장에 돈이 없을 때에도 돈이 몰리는 운용사에는 돈이 넘쳐서 모집을 시작하면서 운용사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펀드모집을 마감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하는 것은 수수료가 많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해당 운용사의 펀드 성과가 좋기는 하지만, 더 좋은 것은 운용사 자체의 수익입니다. 심지어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운용사에 투자를 하면 운용사 자체적으로 분산효과도 있지 않겠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죠.
실제로 운용사 투자는 하나의 전략이 되기도 해서 그냥 일반 펀드도 있고,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도 있는데, 운용사 지분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액의 기관투자자금만 선별해서 받는 대형해외사모펀드에 개인이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상장되어 있는 해외운용사의 지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운용사는 블랙스톤(Blackstone Inc; NYSE: BX)입니다. 부동산 쪽에서는 블랙스톤 자체가 시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부동산 외에도 기업, 인프라 등 다양한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대체투자운용사 중 하나입니다. 요즘은 부동산 운용펀드 중 대부분이 자신들의 전략이라고 말하는데, "사고, 고치고, 판다(Buy it, Fix it, Sell it)"는 단순한 전략이 블랙스톤 부동산 펀드를 잘 설명해 줍니다.
브룩필드(Brookfield Asset Management Inc; NYSE: BAM)도 부동산 부문에서는 세계 3대 운용사 중 하나로 이야기 되는 운용사입니다. 부동산과 인프라 등 실물자산 위주의 대체투자 운용사이죠. 운용하는 펀드마다 10~30% 정도의 자기자본을 투자해서 운용사 중 자기자본 투자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IFC의 성공적인 투자로 국내 부동산 업계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로 인해 오프라인 리테일 부분이 위기를 겪으며 리테일 부분의 강점을 내세우지 못하는데, 부동산 중에서도 리테일 부분에 강점이 있고, 오프라인 리테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거라면 브룩필드의 강점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KKR(KKR & Co Inc; NYSE: KKR)은 기업 부문에서 시작하여 점차 부동산과 인프라 등 실물자산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대체투자 운용사입니다. 개별 자산도 투자하지만, 풍부한 기업투자와 기업구조조정 경험을 바탕으로 실물자산도 플랫폼 기업 투자에 강점을 지닙니다.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며, 해외 운용사 중에 국내 투자도 활발한 편입니다.
아폴로(Apollo Global Management Ord Shs; NYSE: APO)도 기업 부실채권 및 구조조정 부문에 강점이 있는 글로벌 운용사입니다. 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체투자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신 아폴로 뿐만 아니라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아레스(Ares)도 그 이름을 딴 운용사가 있습니다. 대체투자운용회사인 에이리스(Ares Management Corp; NYSE: ARES)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CDO 등도 활발히 운용했으며, 기업관련 크레딧 투자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입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죠.
오크트리는 부실채권 투자에 강점이 있는 운용사입니다. 오크트리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하워드 막스(Howard S. Marks)의 단순하면서도 확고한 운용철학으로 유명하죠. "쌀 때 사고 비쌀 때 판다." 위에서 언급했던 브룩필드가 인수를 하였는데 운용의 자율성은 보장되고 있습니다. 우선주인 오크트리 우선주(Oaktree Capital Group LLC Preferred Shares Series B; NYSE: OAK-B)가 상장되어 있습니다.
디지탈브리지(DigitalBridge Group Inc; NYSE: DBRG)는 콜로니캐피탈(Colony Capital, Inc.; NYSE: CLNY), 노스스타운용(NorthStar Asset Management Group Inc.; NYSE: NSAM), 노스스타부동산(NorthStar Realty Finance Corp.; NYSE: NRF) 등 3개사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부동산 위주의 대체투자 운용사인 콜로니노스스타(Colony NorthStar, Inc.; NYSE: CLNS)를 모태로 합니다. 이후 콜로니캐피탈로 이름을 다시 바꾸었다가, 디지털콜로니, 그리고 디지탈브리지로 변경하였습니다. 부동산에서 디지털로 전환한 것은 변화의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환과정이 부드럽지 않아서 기존 콜로니의 부동산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 중에는 싫어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주가추이를 봐도 계속 고전하는 모습입니다. 다만, 디지털 전환이 옳은 선택이라고 믿고, 차기 선거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할 거라고 믿는다면 투자검토할만 합니다. (창업자인 톰 버락이 도널드 트럼프와 친분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저번 집권때 특별히 트럼프 대통령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트럼프 관련주로 잠깐의 반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블랙록(BlackRock, Inc.; NYSE: BLK)도 미국의 대형 대체투자운용사입니다. 대체투자만 하지는 않고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략의 iShares 시리즈를 세계 최다, 세계 최대 규모의 ETF를 운용하고 있어서 해외 ETF를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익숙한 운용사일겁니다. 각종 통계서비스를 제공하는 Statista에 의하면 2022년 4월 5일 기준으로 미국 내에서 운용하는 ETF만 약 2,900조원(USD 2,389 b)에 달하여 ETF에서 1위를 달리고 있죠. 실력이 있고 잘하는 운용사이기는 한데, 대체투자 쪽에서는 다소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편입니다.
둘다 검은 돌이고, 대체투자 부문의 사모펀드 운용사이다 보니 사람들은 둘 중 어느 쪽이 원조이냐라고 궁금해하기도 하는데, 원조라고 하기까지는 그렇고, 설립년도만 보면 블랙스톤은 1985년, 블랙록은 1988년으로 블랙스톤이 먼저 설립되기는 했습니다.
인베스코(Invesco Ltd.; NYSE: IVZ)도 꽤 규모가 큰 운용사입니다. 기관 대상 대체투자만 보면 아주 큰 운용사라고 할 수 없지만, 유가증권 펀드도 운용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인도 투자할 수 있는 펀드도 운용하여서 전체적인 운용규모는 큰 편인 운용사입니다.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대형 성장주 ETF인 Invesco QQQ Trust Series 1(NASDAQ: QQQ)를 운용하여서 해외 ETF 투자자들한테는 인베스코도 익숙한 운용사일 겁니다. 전체적으로는 2022년 4월 5일 기준으로 미국에서 ETF 약 484조원(USD 398.9 b)을 운용하는 4위 ETF 운용사입니다.[그래프1]
[그래프2]
2021년 12월 31일을 100으로 표준화한 수정주가를 비교해 보면 운용사들 간 차이가 확연히납니다.
오크트리 우선주(OAKPB)가 안정적이며 가장 덜 빠지기는 했는데, 우선주라는 특성이 있어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5년의 기간을 비교 해 보면 특이사항이 있던 DBRG나 IVZ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이니까요. OAKPB는 안정적이고 수익률은 높지 않다고 보면 됩니다.
OAKPB를 제외하면 비슷한 움직임 속에서 블랙스톤(BX)은 대부분 상단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2021년 12월 31일을 100으로 봐도, 2017년 5월 24일을 100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에이리스(ARES)가 약세장에서 블랙스톤과 비슷하고 5년 기간에서는 가장 두드러지죠. 블랙스톤은 워낙 거대 대체운용사로서 입지를 자리잡고 있으며, 에이리스는 최근 몇년 간 빠르게 성장을 해와서 주가에 반영된 것 같습니다.
약세장에서 S&P 500 지수를 상회한 것은 이 정도 펀드인 것 같습니다.
약세장 보다는 유동성 장세에서 강세를 보입니다. 2021년 하반기 이후 그동안의 상승분을 다 돌려놓기는 했지만 앞서가는 운용사들은 유동성 장세에서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나스닥 지수 조차 조금 오른 것처럼 보일 정도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운용사들이 다 그렇다고 같이 묶기에는 운용사 간 차이가 큽니다. 개별적 이유로 DBRG와 IVZ는 유동성 장세에서도 5년전 주가를 상회한 것이 며칠 안되었습니다. 약세장에서 IVZ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듯 보이는 것은 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DBRG는 오르지도 않았지만 2022년 들어서 같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지만요.
해외에는 그 외에도 많은 운용사들이 상장해 있다 보니 운용사에 투자하는 ETF도 가능합니다. ETF에서는 후발주자인 한화자산운용에서 차별화를 위해 내놓은 ETF가 올해 5월에 상장한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KRX: 426410)입니다. BlueStar Top 10 US Listed Alternative Asset Managers Index를 추종하는데, 해당 인덱스를 기초로 만든 ETF는 세계최초라고 홍보하네요.
해외에는 Private Equity 투자 ETF로 Invesco Global Listed Private Equity ETF(NYSEARCA: PSP), ProShares Global Listed Private Equity ETF(BATS: PEX), Morgan Creek - Exos SPAC Originated ETF(NYSEARCA: SPXZ) 등이 있습니다. SPXZ는 합병 전후의 스팩(SPAC)에 초점을 맞춰서 성격이 좀 다르긴 합니다.[그래프3]
[그래프4]
PE ETF라고는 하지만, PSP와 PEX는 진폭의 차이가 있습니다. 차이는 있지만, 2021년 12월말 이후를 보든 5년 구간을 보든 둘 다 S&P 500 지수를 하회한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비교를 위해 스케일을 기간이 같으면 같은 스케일로 고정시켜 놓았더니, 5년 구간을 보면 다들 상승폭이 미미해 보입니다. ARES나 BX가 5년 기준 연환산 수익률이 30%를 상회해서 그렇지, 나스닥이 2022년 하락분까지 반영해도 연환산 16% 수준이니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제 아는 후배가 5년 전에 블랙스톤을 몰빵했다고 했는데, 지금도 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꽤 벌었겠네요.)
SPAC에 투자하는 SPXZ는 시장의 영향도 있겠지만, 다른 지수가 오르든 말든 일부 반등 구간을 제외하면 상장 이후 계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과거 실적이 미래의 실적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일단 과거만 보았을 때 운용사 투자는 ETF 보다는 잘 하는 운용사를 골라서 직접 투자하는 것이 상승장이나 하락장에서 모두 나아보입니다.
Financial Select Sector SPDR Fund(NYSEARCA: XLF), Vanguard Financials Index Fund ETF(NYSEARCA: VFH), iShares US Financials ETF(NYSEARCA: IYF), iShares US Financial Services ETF(NYSEARCA: IYG) 등 금융섹터 ETF에서도 자산운용사 주식을 편입하기도 하는데, 금융업종도 다양하고 회사들도 많다보니 아무래도 편입 자산 중에서 자산운용사 주식의 비중이 높지는 않습니다.[그래프5]
[그래프6]
금융섹터 ETF는 PE ETF와 달리 ETF 간 차이가 크지 않고, 5년 구간을 보면 S&P 500 지수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워낙 운용사 움직임에 맞춰놓다 보니 더 차이가 안보이기는 것이기는 하지만요.[그래프7]
[그래프8]
이전 글의 일부 설명에서 S&P 500 지수, 나스닥 100 지수와 해당 ETF를 동일시하여서 둘 간의 차이를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으셔서 추가했습니다. 정확한 수준을 알고 싶으면 괴리율과 추적오차(tracking error) 등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데, 종목정보를 찾아보면 나와있으며, 다음과 같이 계산도 가능합니다.
괴리율 = (시장가격 - NAV) / NAV
추적오차는 특정기간 동안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벤치마크 수익률의 수익률의 차이의 표준편차 개념입니다.
Tracking error = STDEV.P(Rp-Rb)
하지만, 여기서는 계산보다 그래프를 통해 육안으로만 설명드리겠습니다.
S&P 500 지수와 SPDR S&P 500 ETF Trust(NYSEARCA: SPY)를 보면, 2022년에는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5년 구간에서 보면 SPY가 지수를 조금 상회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와 Invesco QQQ Trust Series 1(NASDAQ: QQQ), Invesco NASDAQ 100 ETF(NASDAQ: QQQM)를 비교해 보면 5년 구간에서 QQQ와 QQQM이 지수를 소폭 상회합니다. 2022년의 움직임은 세 개가 하나의 선으로 보일 정도로 같이 움직였습니다.728x90'손 가는 대로 > 금융자산운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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