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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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눈 가는 대로/[책]소설 2020. 9. 28. 19:01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같은 책으로 또 다시 쓰는 글. 이번에는 결말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말일지 알면서 봐도 계속 보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었던 부인 소냐를 잃고, 소냐를 만나기 전에도 그랬듯이 더 이상 사는게 사는게 아닌 오베. 좀더 살아있는 건 단지 사후에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녀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리해야 할 일들이 약간 남아있기 때문이죠. 타인이 침범하면 안되는 사적인 공간을 무단으로 침범하는 이웃들. 못마땅해 하는 오베의 반응을 읽지 못한 건인지, 아니면 겉으로는 그러지만 오베 자신도 인정하지 않는 오베의 따뜻함을 보았던 것인지, 오베의 냉랭한 반응에도 그들은 자꾸 오베의 공간으로 들어옵니다. 자신의 계획이 방해를 받는 짜증나고 성가신 상황.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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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든 웃을 수 있어요 (와타나베 가즈코)눈 가는 대로/[책]비소설 2020. 9. 27. 16:19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든 웃을 수 있어요 와타나베 가즈코 가톨릭출판사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청춘 멘토라고 불리던 고 와타나베 가즈코 수녀님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돌아가시기 열흘 전에도 직접 교정을 보셨다고합니다. 천주교 신자가 별로 없는 일본에서 이백만부가 팔린 베스트 셀러로 왜 수녀님이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청춘 멘토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입니다. 아홉살 때 쿠데타로 군인이었던 부친을 잃고 어려운 생활을 하였던 그녀는, 열여덟살에 혼자서 천주교에 입문하여 수녀의 길을 걸을 때까지 아픔을 안고 살았고, 우울증을 앓으며 힘든 길을 걸었기에 수녀님이 남긴 가벼운 글들이 결코 가볍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수녀님이 쓰신 책이다 보니 아무래도 종교적 색채가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종교를 떠나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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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 (2020)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20. 9. 25. 18:54
검객 (The Swordsman, 2020) 누가 말했습니다. 딱 장혁을 위한 영화라고. 영화에서 장혁의 액션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왕을 가장 가까이서 지키던 무사, 태율. 반정으로 광해군이 폐위되고, 태율은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평범하고, 조용히 살고자 하던 그는 조선을 유린하던 청의 사신들이 딸을 납치하자,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검객의 모습을 찾습니다. 영화자체는 빠른 액션 장면과 액션을 더 돋보이게 하는 칼이 맞부딫히는 음향으로 시원한 액션을 선보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장혁의 액션은 이래서 사람들이 장혁을 위한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나 다른 내용들이 볼 게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태율과 태옥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초반부 역시 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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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Enola Holmes, 2020)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20. 9. 25. 18:46
에놀라 홈즈 (Enola Holmes, 2020) 코로나19로 인해 넷플릭스로 바로 가는 영화들이 늘어난 것 같네요. 어떤 영화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본 영화입니다. 오로지 주연배우들 이름을 보고, 그 배우들이면 영 이상한 영화를 선택하지는 않았겠지라는 생각으로 보았다고나 할까. 셜록 홈즈(Sherlock Holmes)에게 형인 마이크로프트(Mycroft Holmes) 외에 여동생 에놀라도 있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영화의 원작은 낸시 스프링어(Nancy Springer)의 에놀라 홈즈 시리즈 1권입니다. 셜록 홈즈가 코난도일의 원작 보다 너무 인간적인 점, 셜록 홈즈 시리즈와 같은 추리뮬로 보기 어려운 점 등 때문에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추리 요소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추리보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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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눈 가는 대로/[책]소설 2020. 9. 25. 18:31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동명의 영화로도 나왔던 영화입니다. 소설은 영화와는 또다른 느낌이죠. 활자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시대에서 활자만의 매력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 오베라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유럽의 작은 마을. 컴퓨터와 아이패드의 차이조차 모르고, 자기 철학을 고집하며 세상 변화에 홀로 버티고 있는 듯한 오베는 소위 말하는 '꼰대'의 전형이죠. 그런 오베의 일상을 담담히 비춰주며, 오베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합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꽉 막혀있는 그는 세상의 변화가 맘에 들지않고, 이웃들의 행동들 역시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유일하게 사랑했던 부인은 이미 다른 세상으로 떠나보낸 오베. 부인에 대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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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바꾸었지만 인생은 여전하네요 (제성훈)눈 가는 대로/[책]소설 2020. 9. 23. 19:30
커피는 바꾸었지만 인생은 여전하네요 제성훈 지식과감성 서평단 모집에 지원했던 이유는 책 제목때문이었습니다. 커피와 인생. 무언가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은은하면서 짙은 커피향. 맛은 제각각입니다. 쓰지만 시원한 아메리카노, 부드러운 카페라떼, 달콤한 모카라떼. 작가는 시큼한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바닐라라테로 표현했지만, 세부적인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하지만, 신청 후 괜히 신청했나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신청할 때는 정말 읽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뭔가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어울리는 제목. 막연히 이 책은 어떨 것이라는 지레짐작. 아마 제가 산 책이었다면 안 열어봤을 수도 있습니다. 내용때문이 아니라 그 사이 바뀐 마음때문에. 하지만, 서평단이라는 출판사와의 약속. 어쨋든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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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베르나르 베르베르)눈 가는 대로/[책]소설 2020. 9. 20. 20:08
잠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설명은 '모국인 프랑스 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있는 소설가'라는 말이죠. 그 정도로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그 인기는 작가 본인도 궁금해할 정도입니다. 비록 최근에는 소설이 새로 나와도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라는 비평적인 의견도 있지만. 뇌와 죽음, 영적인 세계를 이번에는 잠과 꿈으로 풀어나 갑니다. 이번 소설에서도 전문가가 아니면 현실과 허구의 경계선을 알기 힘들게 그럴 듯한 이론과 상상력이 결합되어 흥미를 더합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삶의 1/3에서 1/4이 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삶에서 물리적으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잠. 동시에 살아서 하는 행동 중에 죽음과 가장 유사한 형태인 잠. 그리고, 잠을 자면서 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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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히어로물의 변주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20. 9. 18. 21:03
수퍼히어로물의 변주 수퍼히어로물의 가장 기본적인 원형은 권선징악(勸善懲惡)입니다. 통쾌함을 주지만, 뻔하다는 이야기나 유치하다는 인식이 따라다녔습니다. 아이언맨(Iron Man, 2008)을 필두로 이어진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어린이나 청소년용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던 수퍼히어로물을 흥행에 성공시키며, 수퍼히어로물이 하나의 주류로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 전에도 비틀기 시도가 있었지만, 어벤져스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수퍼히어로를 등장시키면서도 뻔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변주를 보였습니다. 초능력 또는 수퍼파워. 특별한 능력으로 악당을 물리친다는 것외에도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두려움 또는 부러움, 특별한 능력과 힘에 따른 책임 등은 그런 변주를 위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