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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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손 가는 대로/그냥 2016. 4. 12. 21:19
상처. 작은 상처는 스스로 치유되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상처가 크면 저절로 나을 수 없고, 수술을 하더라도 흉터가 남는다. 큰 상처도 스스로 치유될 수 없지만, 작은 상처라도 아물기 전에 자꾸 상처가 나면 덧날 수도 있고, 흉터도 남게 됩니다. 그리고, 그건 몸에 난 상처만 그런 건 아니죠.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로 부터 상처를 받습니다. 의도가 담겨있든, 전혀 의도하지 않았든. 전혀 상처를 안 줄 수 없다면... 너무 큰 상처를 주거나, 상처입은 곳을 다시 아프게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기를 바라며... Image by LadyofHats at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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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찾기손 가는 대로/그냥 2016. 1. 26. 22:25
길찾기. 어느날, 아이와 엄마만 갔던 길을 아이와 둘이 가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네비게이션에서도 잘 안 찾아지는 이름. 아이는 자기가 길을 기억한다고 걱정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줄줄줄 나오는 설명. 하지만, 아빠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드는 생각은 거기 가는 길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거라는 것. 아빠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설명은 다른 사람이 알아듣도록 해야한다고. 드디어 네비에서 목적지를 찾아서 출발. 가면서 아빠는 깨닫습니다. 아이의 설명이 너무나도 정확했다고. 알아듣지 못했던 건 아이의 설명이 부족해서도 어려워서도 아니라 단지 자기가 모르는 길이었기에 이해 못했던 거란 걸. 가면서 아빠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처음에 믿지 못해 미안해. 한번 가봤는데도 정말 잘 기억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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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손 가는 대로/그냥 2016. 1. 21. 05:58
변화. 변화는 어떤 새로운 시작이지만, 익숙한 무언가의 끝이기도 하다. 익숙한 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껏 잘 살아왔다면 더더욱. 하지만 모든게 변하면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안주하고 싶어도 안주할 곳이 없고, 피하고 싶어도 피할 곳이 없어질 수 있기에. 다만, 변화 그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변화나 혁신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은 더욱 위험하다. * 이미지: Early Start /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Henry_F._Farny_-_Early_Start_(1900).jpg)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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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손 가는 대로/그냥 2016. 1. 20. 20:56
목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목적지를 먼저 찾아야 한다. 가야할 곳을 모르는데 나침반 사용법만 반복해서 복습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하는게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없다면, 부지런을 떨어도 제자리만 뺑뺑 돌거나, 호들갑을 떨지만 반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 사진: Snowy road /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Snowy_road.jpg)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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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손 가는 대로/그냥 2015. 12. 27. 15:15
그릇 눈에는 안 보이지만 쏟아지는 무한함. 종교에서는 하느님의 사랑이나 은총이라고도 하고,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운이나 기회라고도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무한히 내리지만, 그것을 얼마나 담게 되는지는 각자의 그릇에 따라 다릅니다. 얼마나 크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달라집니다. 그릇이 크면 많이 받겠지만, 작으면 쏟아지는 것들이 넘치게 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어떻게 놓았냐는 겁니다. 바로 놓았냐 엎어 놓았냐. 아무리 그릇이 커도 엎어 놓은 그릇에는 아무것도 담을 수 없습니다. 소흘하기 쉽지만, 그릇에 담긴 것도 중요하죠. 커다란 그릇을 만들어, 똑바로 놓아두어도, 그릇에 흙탕물이나 독이 잔뜩 들어있으면 그 물은 지저분해지고, 마실 수 없게 됩니다. 들어오는 물을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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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페이지손 가는 대로/그냥 2015. 12. 23. 06:01
예전에 알던 한 애널리스트 분은 벤허 감독이 벤허를 만들고 한 말이 공감된다며, 자기도 지난 보고서를 보면 "신이여 이 보고서를 정녕 제가 썼단 만입니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합니다. 뛰어난 실력때문일 수도, 근거없는 자신감때문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은 부럽습니다. 기록을 위한다지만 거의 돌아보지 않게 되는 옛글들. 그나마 어쩌다 지나간 글들을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지우고 싶은 충동, 더 나아가 블로그를 초기화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도 왕왕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그래도 그 글을 쓸 때보다 조금은 나아졌으니 그때 글들이 부끄러워지는 거겠지 싶어집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지나고 나면 지금 쓰고 있는 글들도 지워버리고 싶어질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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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새벽손 가는 대로/그냥 2015. 12. 22. 21:41
춥고 어두운 계절이 몰려오면, 매일 아침 포근한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자꾸만 찾게 되는 분만이.십분만... 오분만... 일분만... 하지만, 곰이나 뱀처럼 기나긴 겨울잠을 잘 준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그다지 오랜 시간을 머물 수 없고, 곧 나와야 합니다. 그렇게 애타게 분만이를 찾은 결과는... 하루를 여유를 갖고 시작하느냐, 정신없이 시작하느냐, 지각으로 안 좋은 소리로 시작하느냐의 차이가 됩니다. 하지만 따뜻한 곳을 벗어나 어둠과 추위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밖이 밝고 따뜻해질 때까지 버티다가는 아예 갈 곳이 없어집니다.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어둡고 춥지만 가야하는 길이 있습니다. 조금만 있다가... 준비만 더하고... 미뤄봐도 결국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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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손 가는 대로/그냥 2015. 12. 18. 20:39
야구 선수가 자신의 경기든, 다른 사람의 경기든 많은 경기를 보는 것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장단점,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하여 훈련에 반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연습도 시합도 없이 매일 한 손에는 맥주를, 한 손에는 감자튀김을 든 채 TV 앞에 앉아 야구경기만 본다고 야구실력이 늘지는 않습니다. 누가 무엇을 잘하고, 누가 무엇을 못하고, 저 팀이 왜 졌는지 등등을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야구를 잘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과도하게 보다가는 야구는 커녕 걷고 움직이는 것 조차 힘들 수 있습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다른 서퍼들의 파도타는 모습을 보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서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탄탄한 구릿빛 피부의 선남선녀들의 파도타는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