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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히어로물의 변주눈 가는 대로/[영화]영화 2020. 9. 18. 21:03728x90
수퍼히어로물의 변주
수퍼히어로물의 가장 기본적인 원형은 권선징악(勸善懲惡)입니다. 통쾌함을 주지만, 뻔하다는 이야기나 유치하다는 인식이 따라다녔습니다.
아이언맨(Iron Man, 2008)을 필두로 이어진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어린이나 청소년용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던 수퍼히어로물을 흥행에 성공시키며, 수퍼히어로물이 하나의 주류로 자리를 잡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 전에도 비틀기 시도가 있었지만, 어벤져스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수퍼히어로를 등장시키면서도 뻔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변주를 보였습니다.
초능력 또는 수퍼파워. 특별한 능력으로 악당을 물리친다는 것외에도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두려움 또는 부러움, 특별한 능력과 힘에 따른 책임 등은 그런 변주를 위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선? 악?
핸콕(Hancock, 2008)은 수퍼파워가 있다고 수퍼맨이나 배트맨 처럼 정의감에 불탈 필요는 없다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지금은 더 튀는 초능력자도 많기에 새롭지 않지만, 영웅이면서 까칠한 핸콕은 개봉당시에는 아주 새로운 수퍼히어로이면서 현실적인 수퍼히어로라는 평을 들었죠.
점퍼(Jumper, 2008)에서는 초능력은 공간이동 능력 한 가지입니다. 17세에 능력을 자각한 데이빗은 영웅도 아니고, 악당도 아닙니다. 그저 자신이 즐기기 위해 능력을 사용하죠. 팔라딘이라는 존재에게 쫓기기 전까지는.
우연히 수퍼파워를 얻게 된 고등학생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 크로니클(Chronicle, 2012)에서는 수퍼파워를 지녔지만, 악당도, 영웅도 아니던 십대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얻은 힘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수퍼파워가 있다고 수퍼히어로가 아님을 공포영화 형식으로 나타낸 더 보이(Brightburn, 2019)에서는 영웅도, 고민도 아닌 아예 악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병약한 모습
악해지는 것이 아니라 약해지는 모습 속에 수퍼히어로가 아닌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어 호평을 받은 영화도 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외전격인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로건(Logan, 2017)이 바로 그렇죠. 기존 엑스맨 시리즈나 울버린 시리즈와는 다른 늙고 병든 수퍼히어로의 모습을 담아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차별
위에 언급한 영화들이 특별한 능력을 보유한 자들의 내면에 더 초점이 맞취졌다면, 그들이 대다수 사람들과는 다른 점이 있기에 사회적 차별을 보여주기도 합니디.
엑스맨(X-men, 2000)으로 시작한 엑스맨 시리즈. 꾸준히 나오며 변주라기 보다는 하나의 정형화된 형태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처음 나왔을 때에는 돌언변이로 불리는 다수의 초능력자들이 차별을 받고, 그 차별에 대응해 편이 나뉘어 갈등하는 모습은 그 이전 수퍼히어로물과 다른 모습이었죠.
역시 특수한 능력이 차별받는 사회를 보여준 코드 8(Code 8, 2019)에서는 수퍼히어로도 수퍼빌런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지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차별받는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수퍼히어로 영화이자, 하이틴 영화인 스카이 하이(Sky High, 2005)는 차별을 이야기하지만, 초능력자에 대한 차별이 아닌 보유한 능력에 따라 영웅과 사이드킥으로 나뉘어 발생하는 영웅과 사이드킥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분위기 반전
이전의 수퍼히어로물이 비교적 밝은 톤이 많았는데, 음침하고 묵직한 분위기로 나온 영화가 배트맨 비긴즈(Batman Begins, 2005)로 시작되는 다크나이트 3부작입니다. 배트맨이 수퍼히어로 중에서도 유명한 캐릭터이고,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대작이다 보니 변주라고 하기는 안 어울리기는 하죠.
어두운 분위기를 넘어서 스릴러나 호러물과 접목시켜 기존 수퍼히어로물과 달리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과연 그들이 정말 수퍼파워가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 수퍼파워가 있다는 망상에 빠진 정신병자인지 궁금하게 만들어가는 미스터리 형식의 글래스(Glass, 2018)가 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2년 동안 개봉이 미뤄지다가 최근 개봉한 뉴 뮤턴트(The New Mutants, 2020)은 호러와 수퍼히어로물을 섞어 놓은 듯한 영화입니다.
수퍼히어로물 안에서도 때로는 약간, 때로는 많이 바뀌며 이어져 오는 모습 속에 힘을 추구하고, 힘을 두려워하고, 힘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고, 힘의 지배를 받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힘이 초인적 힘이든, 권력이든.728x90'눈 가는 대로 > [영화]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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