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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와 쿠키귀 가는 대로/[음악]K-Pop 2022. 8. 23. 07:51728x90
뉴진스와 쿠키
방탄소년단(BTS)로 유명한 하이브(HYBE)의 레이블 중 하나인 쏘스뮤직의 르세라핌(LE SSERAFIM)도 시작부터 말이 많더니 또다른 레이블 어도어(ADOR)의 새로운 걸그룹 뉴진스(NewJeans)도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사람들은 하이브의 전략이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하죠.
논란에 서 있는 곡 중 하나는 쿠키(Cookie)라는 곡입니다. 영어 가사가 많은 이 곡은 얼핏 들으면 내(가 만든) 쿠키를 먹으러 오라는 내용 같지만,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어서 미성년자 부르기에는 문제라는 논란이 제기된 상태죠.
NewJeans (뉴진스) 'Cookie' Official MV
https://youtu.be/VOmIplFAGeg문제를 제기한 영어통역사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게 아니라 영어를 (모국어처럼) 편하게 사용하는 사람 누구에게 보여주어도 이건 성적인 내용이라고 할거라는 주장입니다.
과자의 일종인 쿠키(cookie)라는 단어가 그런 의미로도 사용된다는게 참 그렇긴 하지만....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니 그걸 바꿀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일단, 그분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영어권에서 cookie는 과자라는 뜻도 있지만, 속어로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2)과자를 먹는다고 할 때에는 단수가 아닌 cookies라는 복수를 쓰며, 여성 성기를 뜻할 때에는 단수를 쓰는데 가사는 계속 단수로 사용한다. (3)가수가 성인들이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라도 평균 나이가 10대 중반인 어린 여자 아이돌 그룹이 부르기에는 가사가 적절치 않다.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말하죠. (1)단수와 복수로 성적 표현이라고 하는 것은 악의를 가진 헐뜯기이다. (2)당신의 머릿속에 성적인 생각만 있으니 그런거다. (3)어린 소녀들의 노래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당신이야 말로 소아성애자이다.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논란을 보면 통번역사의 말이 좀더 논리적이고, 통번역사를 비판하는 말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공격한다는 것에 대한 감정적 비난에 가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우리나라 말에서는 단수와 복수에 대한 구분이 크지 않습니다. 어느 단어든 '들'을 붙여서 복수로 만들기는 하지만, 실사용에서는 '들'이 있든 없든 단수와 복수 구분없이 사용합니다. 나와 우리의 구분이 희미한 것처럼요. 영어로 복수형이어도 한국어로 번역할 때 단수로 번역하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cookie와 cookies를 구분하는 걸 억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죠.
내가 만든 쿠키
Come and take a lookie
우리 집에만 있지 (놀러 와)
얼마든지 굽지
그런데 너 충치
~키, ~지, ~치. 그냥 단지 라임을 맞추기 위해 단수로 썼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권에서 단수와 복수는 큰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때로는 단수냐 복수냐에 따라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하죠. 관용적으로 복수를 사용하는 문장에 단수를 사용하면 우리는 잘 모르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당장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노래에서 상대방을 주려고 커다란 쿠키를 하나만 만들었다면 단수형이 맞는 거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건 좀...)
관용적 표현으로 굳어진 것은 그런 표현이라고 받아들여야 하고, 피할 땐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하이브나 어도어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인용하는 말 중 하나는 우리말의 떡을 먹다와 떡을 치다입니다. 두 문장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외국인이 보면 한글자 밖에 차이가 안난다고 할 수 있겠죠. 떡을 치다도 여러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원래는 떡을 만들기 위해 쳐대는 행위를 의미했는데, 여기에서 파생되어 밥을 먹고 떡을 쳐다 남는다는 의미에서 양이 충분하다는 표현으로도 사용됩니다. 그리고, 일을 망쳤다는 의미로도 사용되죠. 또한, 비속어로 성행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성행위를 의미하는 단어로 많이 사용됩니다.
한 단어나 문장이 다양한 의미로 사용될 때, 사람들은 성적인 의미와 같이 일상에서 피하고 싶은 말과 의미가 같다면 그 상황에서 다른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게 되면서, 정작 피하고 싶은 의미가 그 말을 지배하게 되기 때문이죠.
(만약 노래에서 떡을 먹자고 해도 이게 뭐지 싶겠지만,) 어린 소녀들이 나와서 떡을 치자고 노래를 부른다면 그건 눈살 찌푸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의미는 그런게 아니어도 말이죠.
이미 한류와 한국의 아이돌들은 국내용이 아닙니다. 해외를 바라보고 있죠. 처음부터 의도를 한 건지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해석된 것인지는 당사자만 알겠지만 그런 부분은 주의해야 하고, 지적이 있으면 참고를 해야 합니다.
르세라핌 멤버의 학폭 논란 있었을 때에도, 쿠키 관련 이슈가 있을 때에도 악의적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의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한류 열풍과 함께 급격히 성장하면서 돈이 밀려들었죠. 그 중에서도 BTS가 있는 하이브는 산업 전체 보다도 더 빨리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르세라핌의 학폭 이슈에 대한 대응이나, 이번 뉴진스의 쿠키 이슈에서 보면,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이렇게 논란 속에 있는 이런 모습들이 고질적 관행이 아닌 일시적 성장통이기를 바랍니다.
사진은 픽사베이에 있는 쿠키 사진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뉴진스의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그냥 무료 사용할 수 있는 쿠키 사진으로...728x90'귀 가는 대로 > [음악]K-Pop'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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