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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살이: 프리그와 발드르
    손 가는 대로/꽃, 식물 2019. 5. 17.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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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살이: 프리그(Frigg)와 발드르(Baldr)

    어느 날 오딘은 악몽을 꿉니다. 꿈이 너무도 생생했기에 오딘은 이 꿈에 대한 걸 알기 위해 죽은 여자 예언가인 발라를 찾아갑니다. 전승에 따라서는 꿈을 꾼 것이 발드르이며, 아들이 꾼 꿈의 의미를 알기 위해 오딘이 예언가를 찾았다고도 합니다.

    그때, 발라는 발드르(발데르)가 죽임을 당할거라고 예언하죠.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발드르의 어머니인 프리그(또는 프로이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발드르를 해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냅니다.

    그리하여 발드르는 아무도 해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 무엇도 상처를 낼 수 없자 언젠가부터 신들은 발드르를 향해 무기를 들이대는 장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도 상처를 입지 않는 발드르를 보면서 신들은 놀라움과 함께 한층 더 경의를 표하게 되었습니다.

    발드르가 경의를  받는 것을 보며 로키는 이에 불만을 갖게 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분명 약점이 있을거야.'

    변신에 능한 로키는 인간의 여자로 변신해서 프리그를 찾아갔습니다.

    "프리그님, 신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모여서 발드르에게 활을 쏘고 무기를 휘두르고 있지."

    "그런 걸 알면서도 가만히 계시는 건가요? 아드님이 다치거나 하면 어쩌시려고요?"

    걱정을 하는 듯한 로키의 말에 프리그는 미소를 지으면 말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아들이 상처를 입는 일은 없을 거다.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우리 아들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지."

    "어떻게 세상의 모든 것들로 부터 약속을 받아냈다고 하시나요? 빠뜨린 것도 있지 않나요?"

    “아, 그러고 보기 겨우살이를 깜박하고 넘어갔구나. 하지만 그 녀석은 너무 작고 연약해서 아무것도 해칠 수 없을 테니 걱정할 것 없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로키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나 겨우살이의 가지로 창을 만듭니다. 그리고, 신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죠. 그는 눈이 안 보이는 신 호드(호도르)에게 달려갑니다.

    "왜 당신은 발드르에게 화살을 쏘지 않는거요?"

    "나는 눈도 보이지 않고 아무 무기도 없기 때문이오."

    “하지만, 앞이 안 보인다고, 다들 노는 데 끼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오. 여기 창을 줄터이니 이 창이라도 한번 던져 보시오!”

    호드는 로키의 도움을 받아 창을 던졌고, 로키가 만든 겨우살이 창은 발드르의 심장을 관통하게 됩니다. 발드르는 쓰러지고, 잠시 후에 숨을 거두고 맙니다.

    오딘과 프리그, 그리고 많은 신들은 그 순간 너무 비통하여 차마 말을 하지 못했습다.

    그 모습을 흘낏 쳐다보고 로키는 슬그머니 모습을 감추어버렸습니다.

    결코 죽지 않을 것 같았던 발드르의 장례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시체는 흐링호르니에 실려 바다로 떠내려갔습니다. 발드르의 아내 난나는 배를 타고 죽음의 여행을 떠나는 남편을 보고 심장이 파열되어 남편의 뒤를 따라 죽었습니다.

    신들은 그녀를 화장하고, 토르는 그 불을 묠니르로 깨끗하게 만들었습니다. 화장의 불꽃에는 난나뿐 아니라 발드르의 말과 오딘의 팔찌 드라우프니르가 바쳐졌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제물로 저승의 발드르에게 보내졌죠.

    이 장례식에는 신들은 물론 거인이나 소인들도 모두 참가했습니다. 그만큼 발드르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발드르는 라그나뢰크 후 새로 생겨난 세계에서 자신의 살해자였던 호드와 함께 부활한다고 전해집니다.

    전승에 따라서는 깜짝 놀란 신들이 그 자리에서 힘을 모아 발드르를 다시 살려 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리그는 겨우살이에게 맹세를 받습니다.

    “땅에 발을 딛지 않는 한 절대로 누군가를 해치지 않겠습니다.”

    그때부터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기생하며 살아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다른 설에 따르면 어떻게든 발드르를 살리고 싶었던 신들은 발드르의 동생이자 전령인 헤르모드(Hermod)를 지하 세계의 여왕인 헬에게 보냅니다. 오딘의 8족마(八足馬)를 타고 헬을 찾아간 그가 명부로 통하는 황금 다리를 건널 때에는 수백 명의 사자(死者)가 건널 때보다도 더 요란하게 흔들렸습니다. 헬은 온 세계의 모든 것이 발드르를 위해 울어준다면 발드르를 되돌려 주겠다고 약속하죠.

    그 사실을 전해들은 이 세상의 모든 신과 인간, 그리고 물건들이 발드르를 위해 슬퍼하며 울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늙은 거인 마녀 뢰트만은 울지 않았고, 발드르는 되살아나지 못합니다. 뢰트만은 사실 로키가 변신했던 거죠.

    로키는 후에 자신이 발드르를 죽인 사실을 떠벌리고 다녔고,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붙잡혀서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됩니다.

    발드르의 죽음이 라그나로크의 전조가 되어 이후 세상은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타락하여 말세와 같은 상태가 되어 라그나로크를 겪게 되고, 이후 혼돈에서 새로운 대지가 열리며 이 세상은 호드와 함께 다시 부활한 발드르에 의해 다스려지는 정의로운 세계가 될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Image: Viscum album | Date: 1 September 2006 | Author: No machine-readable author provided. Alis assumed | Source: Wikimedia Commons in the public domain |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Maretak_in_lijsterbes.JPG

    Image: Baldr's Death | Date: 1817 | Author: Christoffer Wilhelm Eckersberg (1783–1853) | Source: Wikimedia Commons in the public domain | https://commons.m.wikimedia.org/wiki/File:Baldr_dead_by_Eckersber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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