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딱 원리원칙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그리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에게 협상은 더욱 어렵기만 합니다. 그리고 간혹 스스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협상이나 논쟁만큼 쉬운게 없다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은 더더욱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Master Negotiator(이기는 협상)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누구나 협상을 잘할 수 있고, 약한 것이 때로는 협상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겼지만 손해보는 협상도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잘못 중 하나가 바로 화려한 언변으로 상대방을 이기려는 것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지 못하고, 단지 말로 안되어서 상대방이 협상에 질 경우 결국 양쪽 모두 손해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0장에서는 누구나 협상을 잘 할 수 있다고 시작하며, 1장에서 왜 이기지 못하는지 협상에 실패하는 유형을 이야기 합니다. 2장에서는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이기는 협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3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서 역전 협상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마음이 약하거나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거절을 못해서 협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4장에서 거절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5장에서 7장까지는 협상 시나리오, 꼭 필요한 사항, 실전 연습 등 좀더 세세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좀더 나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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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처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책에서 여러번 언급되는 말을 못하는 사람도 협상을 잘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와닿았던 부분인데,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달변보다 눌변이나 침묵이 낫다는 내용의 말들이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말이 어눌하거나 서툴기 때문에 더 끌리는 사람들도 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더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책에서 그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말을 못하거나 서툰 사람들도 협상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 전자의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그런 방법을 쓰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A와 B가 논쟁을 하고, A가 논리적으로 이겼을 때 B가 하는 말은 "그래, 네가 옳아"라는 말이 아니라 "넌 궤변론자야. 너랑 다시는 이야기 안해"라는 말인 경우를 종종 봅니다.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아니겠지만, 말을 좀 한다는 사람들은 말로 다른 사람을 쉽게 이기고, 또 그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는 없지만 수긍하지 못하면, 입으로 말하든 속으로 생각하든 상대방을 그저 궤변론자라고 생각하고 말겁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문제는 말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소심쟁이형, 어린아이형, 평화주의자형, 막무가내형. 다 적용되는 듯한 모습에서 '말'이 아니라 '마음'과 '자세'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자신의 단점을 알면 개선될 수 있다는 당연한 말에서 희망을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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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뻔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뻔하지만은 않은 내용. 읽어보면서 이런 류의 책들의 내용이 뻔하다고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거나 계속 읽게 되는 건, 그리고 이런 류의 책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결국 보면 알지만 일상 속에서 생각하지 않고 실행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저뿐만은 아니겠죠?
협상의 태도와 기술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습관에서 나오게 됩니다.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을 기억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그 핵심 내용은 많이 생각해 보고, 의식적으로 따라 해보려고 할 때 그것이 정말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있을 수많은 협상의 기회에서 좀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2011.07.28